文대통령, 저출산고령사회委 간담회 “200조 예산 투입했지만 문제 여전”
8세이하 자녀둔 부모 근로 1시간 축소… ‘일과 삶의 균형’ 최우선과제 추진키로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지금까지의 저출산 대책은 실패했다. 심각한 인구 위기 상황을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 지금”이라고 밝혔다. ‘인구절벽’ 위기를 넘기기 위해 출산율 목표를 내건 기존 정부의 저출산 정책을 전면적으로 뜯어고쳐 ‘사람 중심의 정책’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간담회를 주재하고 “지금까지는 대체로 육아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는 출산 장려 정책을 해왔으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게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출산 장려 정책을 넘어서 여성들의 삶의 문제까지 관심을 가지고 해결하는 쪽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심각한 인구 위기’ ‘마지막 골든타임’ 등 수위 높은 표현으로 획기적인 저출산 대책의 필요성을 당부했다. 2017년도 출생자 수 36만 명, 2002년부터 16년간 초저출산 현상 지속, 2026년 초고령사회, 2031년 대한민국 총인구 감소 등 구체적인 통계지표들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이제는 생산가능인구가 줄고 경제가 어렵다는 차원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근간이 흔들리는 심각한 인구 위기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그동안 투입된 (저출산 관련) 예산을 합치면 무려 200조 원이었다. 그럼에도 저출산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며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저출산위는 이어진 비공개 토론회에서 과거 정부의 저출산 대책에 대해 국가 주도의 정책, 실질적 컨트롤타워 기능의 부재 등의 평가를 내렸다. 사실상 동면 상태였던 저출산위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것. 그러면서 이른바 ‘워라밸(워크 앤드 라이프 밸런스·일과 삶의 균형)’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저출산 정책을 전면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임금 삭감 없는 1시간 근로시간 단축’ 등이 제시됐다. 만 8세 이하 자녀를 둔 부모에게 ‘9 to 5(오전 9시 출근, 오후 5시 퇴근)’나 ‘10 to 6’ 둘 중 하나를 선택해 1년간 근로시간을 단축하도록 하겠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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