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천리마민방위 “韓정부, 도움 요청 묵살”…김정남 가족 신변에 변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28일 19시 57분




탈북지원단체 ‘천리마민방위(CCD)’가 “한국 정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묵살 당했다”는 취지로 주장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CCD는 북한 김정은의 친형으로 올 2월 말레이시아에서 암살당한 김정남 가족을 피신시킨 단체다.

CCD는 지난달 30일 단체 홈페이지에 “한민족 아닙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한국 정부가 자신들의 도움 요청을 무시했다는 내용이다. CCD 측은 “남쪽 새 정부(문재인 정부)가 어떤 방향을 추구할지 기다렸다. 확인된 통로로 여러 번 남쪽으로 메시지를 보냈지만 답변조차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목숨을 위협받는 동포들이 있는데 요청을 무시한 것에 대해 훗날 어떻게 답할 것인가”라고 덧붙였다.

이 글은 ‘문ㅌㅅ’가 쓴 것으로 돼있다. CCD가 완전하지는 않지만 사람 이름으로 추정되는 명의를 사용한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은 ‘CCDprotection’이라는 e메일 주소를 주로 썼다. 강명도 경민대 교수는 “탈북자를 돕는 단체의 성격상 실제 이름을 사용했을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글은 기존 CCD 글처럼 어색한 한국어로 쓰여 있다. ‘움직임’이라는 단어를 ‘음직임’이라고 하거나 “우리 민족 사람들의 보호를 위한 협조에 대한 반응”처럼 어색한 문장이 상당수다. CCD는 이달 4일에는 ‘5656 5452’라는 숫자만으로 된 글도 올렸다. 이 글은 작성자나 e메일 주소가 없다.

김정남 가족 신변에도 변화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김정남 딸 김솔희는 얼굴을 공개한 상태로 이용하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최근 모두 삭제했다. 김솔희는 ‘스냅챗’과 ‘인스타그램’에서 얼굴을 공개하며 활동해왔다. 얼굴을 공개하지 않고 사용하던 SNS 계정은 삭제하지 않았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김정남 일가는 2월 이후 중국이 아닌 제3국에서 머물고 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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