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사진)이 동아미디어그룹 기자들이 뽑은 ‘2017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다. 문 대통령(106표)에 이어 북한 귀순병사 오청성 씨를 살려낸 이국종 아주대 교수(96표)가 2위를 차지했다. 올해의 인물 선정에는 동아일보 편집국, 출판국, 논설위원실, 채널A 보도본부 등 동아미디어그룹 소속 기자 366명이 참여했다.
문 대통령의 행보는 그 어느 때보다 격동이 심했던 2017년의 궤적과 같았다. 지난해 마지막 날 전북 전주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하며 2016년을 마무리한 문 대통령은 2017년 새해에도 야당 전직 대표 신분으로 촛불집회에 나섰다. 3월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 뒤 더불어민주당 경선을 거쳐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사상 초유의 5월 장미 대선에서 문 대통령은 41.1%의 득표율로 승리했다. 문 대통령은 당선 직후 “촛불 민심에 의해 탄생한 정부”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국정 역사 교과서 폐지,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장에서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세월호 기간제 교사 순직 처리 인정 등 업무 지시를 연이어 쏟아내며 적폐청산 드라이브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적폐청산은 올 한 해 문재인 정부의 국정 브랜드였다. 하지만 ‘현 정권 대(對) 이전 정권’의 대결 구도가 형성되며 적폐청산에 대한 피로감도 확산됐다. 또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등 고위 공직 후보자들이 연이어 낙마하는 인사 논란으로 주춤하기도 했다.
▼ 북핵, 평창, 민생, 개헌… 난제 첩첩 ▼
문 대통령은 여름부터는 김정은의 핵 폭주로 숨 돌릴 틈이 없었다. 동아미디어그룹 선정 올해의 인물 5위(15표)인 북한 김정은은 화성-14형, 화성-15형 등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연쇄 도발을 감행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운전석론’을 앞세우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북핵 해법을 모색했지만 김정은은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며 추가 도발을 저울질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문 대통령에게 내년은 더 만만치 않을 듯하다. 당장 내년 2월 평창 겨울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와 북핵 해결이라는 난제가 코앞에 놓여 있다. 부동산 대책, 가계 부채 등 경제 문제도 풀어야 하고 중간 평가의 성격인 6월 지방선거와 개헌 이슈도 기다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내년엔 적폐청산을 넘어 국민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정책 드라이브에 더 매진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27일 열린 제1차 국민경제자문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국민들이 나아진 생활을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 여당 중진 의원은 “전임 박근혜 정부와 대비되는 모습도 사실상 올해가 마지막이다. 집권 2년 차부터는 과거가 아닌 미래를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을 문 대통령이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올해는 문 대통령의 대선 슬로건인 ‘나라다운 나라’에 집중했다면, 내년에는 역시 대선 슬로건인 ‘내 삶을 바꾸는 정부’에 매진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문 대통령이 올해의 인물에 선정된 것도 이런 기대와 바람을 담은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국내 주요 일간지가 선정한 올해의 인물에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28일 청와대 참모진과 부부 동반 만찬을 끝으로 올해 공식 일정을 마무리했다. 29일 휴가를 낸 문 대통령은 관저에서 휴식을 취하며 새해 정국 구상을 가다듬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