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 주재 한국 공관에 체류하다가 최근 한국에 송환된 탈북자 2명이 국군포로 손자인 40대 중반 남성과 여성인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은 “남성과 여성은 부부나 가족관계는 아니며 출신지도 다른 인물”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 남성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경호를 담당하는 호위사령부 소속 무역회사 대표를 지냈다는 설도 제기됐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고위급이나 특별한 타이틀이 있던 인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이들은 국가정보원이 운영하는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에서 합동신문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송환은 이달 중순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이뤄진 성과로 정부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그동안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따라 경색된 한중관계에서 중국 공안의 협조나 묵인하에 이뤄지는 탈북자들의 공관 체류 또는 국내 송환의 경우 물밑에서도 실행되기가 어려웠다는 점에서 특히 이례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중국민의 마음을 얻자’로 삼았던 문 대통령의 방중 모토가 중국 지도부에 효과를 발휘하면서 “외교당국과 청와대가 올린 개가”로 보는 시각도 있다. 대통령이 베이징에서 보여준 서민 행보로 중국 민심은 물론이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마음도 열렸다는 것이다.
중국은 2008년 초부터 북한의 거센 반발을 의식해 자국 내 외국 공관에 진입한 탈북자의 한국행을 묵인해 오던 기존 관행을 바꿔 출국을 허가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공관 내 탈북자들은 길게는 3년 가까이 사실상 감금 생활을 해야 했다.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중국은 공관으로부터 탈북자들을 절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을 정도로 탈북자에 대해 완강하다”며 “하지만 국군포로 자녀는 정부가 ‘우리 국민이므로 데려와야 한다’는 유리한 명분이 서 있어서 중국 정부도 비교적 관대하게 보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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