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과 UAE사업 논의 부인… SK도 “사회적 기업 얘기 주로 나눠”
정책실 몰랐던 회동 배경 의문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전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독대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UAE 특사’ 의혹이 다시 불거지자 청와대는 “근거 없는 억측”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비서실장이 특정 기업 총수와 비공개 면담을 한 사실이 공개된 것을 두고 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31일 “비서실장이 청와대 밖에서 최 회장을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원전 사업이나 UAE 문제로 만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SK그룹의 건설 계약이 백지화될 위기에 처해 최 회장이 직접 임 실장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 SK건설은 최근 1조5000억 원 규모의 UAE 원유비축기지 건설 공사를 따낸 바 있지만, 임 실장과 최 회장의 만남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청와대 내에서 기업을 담당하는 정책실을 건너뛰고 비서실장이 기업 총수를 만난 것으로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정책실에서는 SK 측의 요청으로 이뤄진 이번 만남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SK그룹 외에 다른 기업들도 만나 소통하고 있다. 청와대에서도 다양한 채널로 기업들과 만나고 있다”고 말했다. SK그룹 측도 “문재인 대통령과 최 회장이 공통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 사회적 기업에 대한 얘기를 주로 나눈 것으로 안다”며 UAE와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하지만 청와대가 그동안 대기업과의 비공식 면담이나 총수와의 독대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던 만큼 공개하기 어려운 긴밀한 대화가 오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비서실장이 면담 요청을 받아 각계각층을 만날 수 있는 것 아니냐. 중국 경제보복 등 기업 어려움 얘기도 듣고 정부 정책도 설명하고 협조도 구하며 상생 방안을 찾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와 정부는 문재인 정부가 UAE에 파병된 아크부대 승격 방안을 재검토하면서 추가 파견하기로 한 간부 6명의 파병을 UAE 측이 보류하는 등 양국이 군사협력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파견 보류는 파병 인력으로 방산협력을 확대하려는 박근혜 정부의 계획에 UAE가 난색을 표해 현재 협의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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