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후 여섯 번째 육성 신년사에 나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1일 말끔한 양복 차림으로 연단에 섰다. 지난해 처음 인민복 대신 감색 양복을 입었던 그는 올해 은색 넥타이에 은회색 양복으로 갈아입고 뿔테 안경을 착용했다. 관록이 붙은 지도자 느낌을 부각시키려 한 듯했다.
약 30분간 다소 쉰 듯한 저음으로 연설을 이어나간 것도 노련해 보이는 인상을 줬다. “언제나 늘 마음뿐이었고 능력이 따라서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자책 속에 지난 한 해를 보냈다”고 자아비판했던 전년과는 달리 보무도 당당했다.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정면을 응시하면서 핵무력 완성 선언과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집권 7년 차에 접어든 김정은은 선대(先代)와 거리를 두려고 했다. 2015년부터 ‘장군’ 혹은 ‘수령’ 등의 표현만 남고 언급되지 않은 할아버지 김일성과 아버지 김정일의 이름은 이날도 등장하지 않았다. 김일성·김정일 배지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착용하지 않았다.
신년사 낭독 중 관련 사진과 영상을 교차 편집해 보여주는 방식은 3년째 계속됐다. 올해는 김정은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성공을 “온 세상에 증명했다”고 강조하는 장면에서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북극성-2형’,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ICBM ‘화성-14형’ ‘화성-15형’ 발사 장면 등 지난해 주요 군사 도발 영상을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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