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언론 “한미 갈라놓으려는 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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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北, 남북 군사대화 수용 가능성”

미국과 일본 언론들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미국에 대한 핵 억지력과 한국에 대한 관계 개선 메시지를 동시에 보낸 점에 주목했다. 미국엔 핵 무력을 과시하는 한편 한국엔 화해 제스처를 보냄으로써 한미동맹에 균열을 내고 제재 국면을 벗어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 외교 전문지 디플로매트는 “김정은이 사무실에 핵무기 발사를 위한 물리적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는 걸 내비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대릴 킴벌 미 군축협회(ACA) 사무국장은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의 핵능력에 대한 주장은 북한 비핵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쓸 만한 군사적 옵션이 없으며 제재만으로 핵 개발을 중단하거나 되돌리게 설득하지 못한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북한이 핵 억지력을 보유했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북한은 지난해 11월 29일 미국의 동부 해안에 핵탄두를 보낼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5호 발사 이후에도 비슷한 주장을 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도 “북한 핵 능력은 김정은이 과시한 것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고 보도했다.

이번 신년사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 비방이 없다는 점에서 미국에 대한 공격적인 톤이 다소 낮아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NYT는 “한국에 대한 북한의 갑작스러운 직접 대화 요청은 오랜 동맹인 서울과 워싱턴 사이를 벌려 놓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김 위원장이) 미국 본토에 도달하는 ICBM 완성을 강조하는 한편 평창 겨울올림픽 참가를 시사하며 강온 양면전술을 폈다”고 전하고 “앞으로 한국에 대화 공세를 펴며 한미일 연계를 갈라놓으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아사히신문도 “한국을 미국에서 분리해 한미동맹의 약화를 노리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반면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북과 남은 정세를 격화시키는 일을 더는 하지 말아야 하며 평화적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신년사 발언을 언급하며 “이는 한국이 제안한 남북 군사대화를 북한이 받아들일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소개했다.

뉴욕=박용 parky@donga.com / 도쿄=장원재 특파원 / 한기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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