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회장 “미래위한 과제, 이해관계에 막혀… 기업 일 할수있게 규제 풀어달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4일 03시 00분


박용만 회장, 경제계 신년회서 요청
이낙연 총리 “저임금 이대로 둘순 없어”
대통령 불참에 총수들 대부분 빠져

경제계 최대 신년 행사인 ‘2018년 신년 인사회’가 주요 그룹 총수가 불참한 가운데 열렸다. 빠듯한 연초 일정 탓에 문재인 대통령이 불참하자 주요 그룹에서 대부분 전문 경영인이 대신 참석해 다소 김이 빠졌다.

3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경제계 신년 인사회엔 정치, 경제, 노동, 외교 등 각계 주요 인사 1300여 명이 참석했다.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5대 그룹 중 총수가 참석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오너 일가 중에선 구본준 부회장이 LG그룹을 대표해 참석했다.

삼성은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현대차는 정진행 사장, SK는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롯데는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가 참석했다. 전날(2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회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모두 참석했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인사말에서 기업이 새로운 일을 벌일 수 있도록 정부가 규제 개혁에 적극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과제들이 이해관계라는 허들에 막혀 안타깝다. 최근 (김동연) 부총리께서 개선할 수 있는 규제들을 찾아 바꿔 주신다는 말씀을 듣고 반갑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동계 대표도 2015년 이후 3년 만에 참석했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노동자들을 옛날 방식으로 하인이나 머슴으로 보지 않고 민주화 시대에 걸맞은 노사 관계가 정립됐으면 좋겠다”면서도 “(노동자가) 경제인과 동반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발언 중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쪽을 쳐다보며 “홍 대표님께서 도와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대통령 대신 참석한 이낙연 국무총리는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 비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기업의 경영 부담이 늘어날 것을 정부도 알고 있다”면서도 “경제인들이 일자리를 늘리고 노동자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함께해 달라. 저임금과 노동은 이대로 둘 수 없는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해 기업인들이 필사항전의 각오로 노력해주신 덕분에 수출 기록을 경신했다”며 기업인들을 치켜세웠다. 홍 대표는 “한국 사회가 가진 자에 대한 증오와 분노를 쏟아내는 사회로 변해 가는 것이 유감”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일자리는 정부 주도가 아니라 기업과 민간 주도로 만들어야 한다”며 현 정부의 일자리 정책을 비판했다.

인사회에 참석한 기업인들은 새해 경기 전망에 대해 “나아지기 바란다”며 기대를 내비쳤다. 그러나 김영주 한국무역협회장의 마지막 인사말 등 공식 행사가 끝나자마자 참석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썰렁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한 참석 기업인은 “대통령이 불참한 탓에 총수들이 많이 참석했던 예년보다 분위기가 가라앉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박용만#이낙연#경제계#기업#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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