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김정은과 언제라도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며 남북한 회담이 잘 진척되어 좋은 결과가 있기를 희망한다”고 6일(현지 시간) 밝혔다.
그는 이날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김정은과 당장 통화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다. 나는 늘 대화를 믿는다”며 “틀림없이 나는 그렇게 할 것이다. 전혀 문제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중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북한과의 조건없는 첫 만남’을 거론했을 때만 해도 백악관은 “지금은 대화할 때가 아니다”라며 사실상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그러나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의 대화는 불가능한 영역에 속하는 일이 아니라고 분명히 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그러나 우리는 확고한 입장을 갖고 있다. 여러분도 그게 뭔지 알듯이 우리는 매우 확고하다”는 것을 전제로 이렇게 말했다. 또 김정은과의 대화에 전제조건이 없느냐는 질문에도 “그것은 내가 한 말이 아니다”라고 덧붙여 김정은과의 통화 등 직접 대화 의향이 ‘무조건 대화’를 뜻하는 게 아니라 ‘비핵화 대화’가 돼야 한다는 점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김정은)는 내가 미적거리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나는 미적거리지 않는다. 조금도, 1%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에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특정 조건이 충족된다면 기꺼이 김정은과 직접 대화하겠다고 밝혔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연합군사훈련 연기 합의가 이뤄졌던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를 언급하며 “문 대통령이 이틀 전에 전화를 걸었고, 우리는 매우 훌륭한 대화를 나눴다”며 “그는 나에게 감사 표시를 했고, 나는 잘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정말 두 나라(남북) 간에 잘 되길 바란다. 정말 그것을 보고 싶다. 그들(북한)이 올림픽에 참가하게 되면 거기서부터 시작이 될 것이다. 나는 100%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 다음 주 남북 간 고위급 회담이 개최되는 것과 관련해 “그들은 지금은 올림픽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것은 시작이다. 큰 시작”이라며 “나는 그들(남북)이 평창 동계올림픽 문제를 넘어서는 걸 정말 보고 싶다. 그들이 올림픽을 넘어서 협력하기를 바란다. 적절한 시점에 우리도 관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매우 평화적이고 좋은 해결책을 찾게 된다면, 우리는 지금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그리고 많은 사람과 그 일을 하고 있다”며 “이러한 대화를 통해 뭔가 나올 수 있다면 이는 모든 인류를 위해, 그리고 세계를 위해 위대한 일이다. 매우 중요한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남북대화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북핵 해결을 위한 북미 대화의 가능성을 탐색하겠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모처럼 북에 내민 ‘올리브 가지’가 남북 간 대화를 거쳐 북미 간 직접 비핵화 대화 테이블 마련의 프로세스로 순항할지에 대해서는 일단 이번 남북 간 고위급 회담의 결과가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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