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7일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다룬 영화 ‘1987’을 관람한 뒤 이 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의 한 극장에서 영화를 관람했다.
문 대통령은 관람 소감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울림이 컸던 대사가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나요’였다. 6월 항쟁 등 엄혹했던 민주화 투쟁 시기에 민주화 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가장 힘들게 했던 말이다. 오늘 이 영화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987년 부산에서 인권 변호사로 활동했던 문 대통령은 6월 항쟁 당시 국민추도회를 주도했다가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2011년 펴낸 자서전 ‘운명’에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으로 촉발된 6월 항쟁에 대해 “전국적으로 전개된 민주화 운동이었지만, 그 운동의 중심을 서울이 아닌 부산으로 평가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그 중심에 노무현 변호사가 있었다. 나도 그 곁에 있었던 것이 큰 보람이었다”고 회상했다. 문 대통령은 영화가 끝난 뒤 한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영화 관람에는 고 박종철 씨의 형 종부 씨와 배우 김윤석 씨, 강동원 씨, 문성근 씨 등 출연진, 장준환 감독 등이 함께 했다. 1987년 당시 6월 항쟁을 이끌었던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과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도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힘을 모을 때 세상이 바뀐다는 것을 영화가 보여주는 것 같다. 정말 좋은 영화 만들어주셨다”며 제작진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영화 관람 후 박근혜 정부 당시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예술인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문 대통령은 “블랙리스트 피해자 중 절반 이상이 2012년 대선 때 저를 지지하는 활동을 했거나 지지 선언에 이름을 올린 단순한 이유 하나로 오랜 세월 고통을 겪었다. ‘제가 2012년 대선 때 정권교체에 성공했다면 그런 일을 겪지 않았을텐데’라는 회한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문화 예술에 관한 정부 지원을 대폭 늘리되 정치적 성향을 가지고 일절 차별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