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북한 기업 퇴출 시한인 9일을 앞두고 북-중 접경지역 북한 식당들과 북한 호텔들이 영업을 중단하거나, 제재를 피하기 위해 외국인에게 명의를 넘기는 편법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중국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시의 대표적 북한 식당인 모란관이 지난해 12월 말 폐쇄됐다. 본보 취재진이 이날 모란관을 찾았을 때 굳게 닫힌 식당 문 앞에는 ‘내부 수리를 이유로 영업을 중단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내부는 불이 모두 꺼져 있었다. 모란관 측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종업원들이) 모두 (북한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모란관은 1층은 커피숍, 2·3층은 식당으로 구성돼 있다.
다른 소식통은 “선양의 최대 북한 식당인 평양관이 지난해 12월 초, 랴오닝성 단둥(丹東)의 대형 북한 식당인 류경식당이 12월 중순 일시적으로 영업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류경식당 측은 7일 통화에서 “문을 닫을지 불확실하다”며 답을 흐렸다. 평양관 역시 영업난이 겹쳐 내부적으로 영업을 할지 주저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선양의 북한 식당 동명관도 영업을 중단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이들을 감독하는 공상국이 지난해 12월부터 선양 북한 식당들에 영업을 중단하라고 압박하는 등 당국의 태도가 엄격해졌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9일 이후 일시적으로라도 북-중 접경지역 상당수 북한 식당과 호텔이 영업을 중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내 대표적 북한 호텔인 선양의 칠보산호텔은 9일 이후 예약 가능 여부에 대해 “불확실하다. 9일 오전 다시 전화를 걸어 달라”고 답했다. 하지만 대북 소식통들은 “칠보산호텔 등 상당수 북한 식당과 호텔이 법인대표 명의를 중국인 등으로 바꿔 제재를 피하려 애쓰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지린(吉林)성 옌지(延吉)시의 북한 호텔 및 식당인 류경호텔 측은 일본인에게 명의를 옮겨 일본 독자 기업으로 세탁해 영업을 계속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호텔은 6일 취재진이 찾았을 때는 영업을 하지 않고 있었으나 7일 전화를 걸자 영업한다고 답했다.
이들 접경지역 북한 식당이나 호텔과는 달리, 베이징의 유명 북한 식당인 해당화 은반관 옥류관 등은 “9일 이후에도 예약이 가능하며 문을 닫을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해당화가 설립한 김치공장 역시 북한 자본이 투자된 독자 기업임에도 철수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의 퇴출 지시에도 지방 성(省)에 따라서는 이를 엄격하게 이행하지 않는 지역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인 허베이(河北)성의 북한 식당은 계속 영업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해 9월 해외 북한 노동자의 신규 비자 및 비자 연장을 금지했음에도 불구하고 허베이성은 비자 연장을 계속 해줘 북한인들이 허베이성으로 가 비자 연장을 하는 꼼수도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허베이성 등 일부 지역은 안보리 결의 이후인 지난해 10월 19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기간에는 북한인들의 비자 연장을 금지했다가 이후 다시 비자 연장을 해준 것으로 드러나 중국의 대북 제재가 느슨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9월 ‘2018년 1월 9일’을 시한으로 자국 내에 세워진 북한 기업들에 대해 “모두 폐쇄하라”고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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