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결혼하자마자 세쌍둥이 못낳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9일 03시 00분


군사회담-이산가족 상봉 등
작년 제안한 사안 답변 기대하지만 “지금까지 못만난 시간 길었다” 신중

9일 남북 고위급 회담에 우리 측 수석대표로 참가하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8일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조 장관은 “회담에서 북한의 평창 겨울올림픽 참가 관련 논의에 집중하되 이산가족 상봉이나 군사적 긴장 완화 문제도 함께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9일 남북 고위급 회담에 우리 측 수석대표로 참가하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8일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조 장관은 “회담에서 북한의 평창 겨울올림픽 참가 관련 논의에 집중하되 이산가족 상봉이나 군사적 긴장 완화 문제도 함께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결혼하자마자 바로 세 쌍둥이 낳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지금까지 못 만난 시간도 너무 긴데….”

문재인 정부 첫 남북 고위급 회담을 하루 앞둔 8일, 통일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회담 의제와 전망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정부는 북한의 평창 겨울올림픽 참가 문제 외에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여러 논의를 기대하고 있지만 섣불리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지난해) 7월 17일 제의한 시급성이 있는 부분들에 대해서 중심적으로 논의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지난해 제안했다가 여태껏 아무런 답을 듣지 못했던 △군사회담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을 테이블에 올릴 수 있다는 것. 이를 위해 정부는 관련 부처가 모두 모이는 전략기획단회의와 전략회의, 그리고 모의회의를 수차례 열었다. 북측에 수행원과 지원인력 명단을 통보하는 것을 끝으로 회담 준비 실무 작업도 마쳤다.

남북 양측은 회담 시작부터 치열한 탐색전을 벌일 듯하다. 정부는 이날 “9일 오전 10시(우리 시간) 회담이 시작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측은 2015년 8월 고위급 접촉 당시 우리 시간보다 30분 늦은 ‘평양시(時)’에 맞춰 나왔고, 이번 회담 준비 과정에서도 평양시에 따라 업무 개시와 종료를 통보해왔다.

북한이 돌발 요구로 회담을 지연시킬 가능성도 있다. 2004년 남북 장성급 회담 당시 식량지원을 요구하며 회담 진행을 꽁꽁 묶은 것이 대표적이다. 우리 측이 평창 올림픽을 넘어 의제를 확장할 경우 북한이 올림픽 대표단 구성 등에 확답을 미루며 우리 속을 태울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장웅 북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이번 주 스위스 로잔 IOC 본부에서 평창 참가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AFP통신은 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북측이 별도로 IOC에 평창행을 타진하는 만큼 남북회담에서 ‘평창 합의’를 도출하기에는 무리가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 고위 당국자도 “회담 성사까지 북한이 무리한 요구나 제안을 하지 않았다. 평창과 관련해서는 무난하게 합의에 이를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신진우 기자
#남북회담#문재인 정부#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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