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남북은 고위급 실무회담 공동보도문을 통해 “북측은 230여 명 규모의 응원단을 파견한다”고 합의했다. 이에 따라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 이어 네 번째로 북한 응원단이 방문하게 됐다. 앞선 세 차례의 관례로 볼 때 북한은 평창에도 젊은 여성이 중심이 된 응원단을 파견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남북은 북한의 삼지연 관현악단이 주축이 된 북측 예술단이 서울과 강릉에서 공연을 갖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2월에는 북한 예술단과 응원단의 대대적인 ‘문화 공세’가 펼쳐질 수밖에 없게 됐다. 한 외교 소식통은 “북측이 파견하는 선수단, 응원단, 태권도시범단 중 응원단 규모가 역대 가장 큰 규모 중 하나인 데다 지난해 김정은의 핵폭주 이후 펼쳐지는 올림픽이라 세계적인 주목을 끌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남북은 평창 올림픽 기간 중 남북 공동응원을 갖기로 합의했다.
또 눈에 띄는 점은 “남과 북은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응원단 활동도 보장한다”는 합의 내용이다. 총련 응원단은 지난해 12월 일본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축구 경기에서 북한 선수들에게 열광적인 응원을 보내 화제를 모았다. 230여 명 규모의 북한 응원단에 총련 응원단까지 가세하는 것이다.
다만 남북은 이날 실무회담에서 고위급 대표단에 대해서는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북한은 이번 남북 대화에서 평창에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하겠다는 의사를 선제적으로 밝힌 바 있다.
특히 고위급 대표단의 경우 단장으로 북한의 2인자인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북한은 이날까지 명단을 밝히지 않았다. 회담에 참여한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고위급 대표단과 관련해서는 북측에서 ‘추후에 논의하자’는 입장을 보였다. 참관단도 안 오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고위급 대표단 단장으로 누가 오는지에 따라 향후 북한의 대화 지속 의지를 읽을 수 있다고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단장이 가지는 상징성을 감안하면 북한이 마지막까지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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