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 벌어진 ‘1·21사태’ 때 당시 서울 종로경찰서 서장 최규식 경무관(당시 36세)과 정종수 경사(당시 33세)가 숨졌다. “육탄으로 서울을 지켰다”는 칭송을 받은 두 경찰의 50주기 추도식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동 자하문고개에서 열렸다.
최 경무관과 정 경사는 1968년 1월 21일 오후 10시 10분경 김신조를 비롯한 북한 특수부대원 31명을 자하문고개 초소(현 청운실버센터)에서 맞닥뜨렸다. 청와대를 습격하려 침투해 인왕산을 타고 넘은 이들은 청와대 대통령집무실까지 약 500m를 남겨 뒀다.
최 경무관이 “누구냐” 하며 제지하자 이들은 외투 속 기관단총을 꺼내 난사했다. 최 경무관은 가슴에 맞고 그 자리에서 절명했다. 복부 등에 4발을 맞은 정 경사는 열흘 뒤 병원에서 운명했다. 자하문고개에는 최 경무관 동상과 정 경사 흉상이 서있다. 추모비만 있던 정 경사의 흉상은 지난해 서울지방경찰청이 세웠다.
이날 추도식에는 최 경무관과 정 경사의 유족 5명과 이주민 서울경찰청장, 김기현 대통령경호처 경비안전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배화여고 학생 39명도 ‘당신의 고귀한 희생을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쓰인 리본을 달고 자리를 지켰다.
최 경무관 장남 최민석 씨(56)는 추도사에서 “아버지의 호국정신이 경찰정신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 경사 아들 정창한 씨(63)는 “평창 올림픽 단일팀 등 남북 화해 무드라고는 하지만 1·21사태 같은 역사를 잊지는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청장은 “오늘날 우리나라가 발돋움할 수 있었던 건 수많은 순직 경찰의 희생 덕분이다. 그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으려면 후배들이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한다”고 추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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