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영세 자영업자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도입하겠다고 제안한 ‘소상공인 전용 신용카드’를 두고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부담이 커진 영세 자영업자들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것이 타당한지 구체적인 검토도 없이 설익은 아이디어를 제시했다는 것이다. 주무 부처인 금융위원회조차 “구체적인 추진 계획이 없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21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에 따르면 홍 장관은 18일 열린 ‘최저임금 추진 실태 점검’ 당정협의에서 소상공인 전용 신용카드를 도입하겠다는 아이디어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에 대한 카드 수수료를 대폭 인하하되 그만큼 줄어드는 카드사의 수익을 공적자금으로 보전해 주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앞서 홍 장관은 16일에도 “금융위가 올해 한 차례 카드 수수료를 낮출 계획이지만 그런 방식으로는 부족하다” “소상공인을 위해 카드 수수료를 파격적으로 낮추려고 한다”는 발언을 내놨다.
하지만 홍 장관은 카드 수수료를 얼마나 낮출 것인지, 카드사 수익을 보전하기 위해 예산을 얼마나 투입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도 내놓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홍 장관이 정책의 구체적인 효과와 필요한 예산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도 없이 ‘아이디어’만을 제시한 것은 무책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최저임금으로 부담이 커진 소상공인들을 위해 세금을 투입하여 카드 수수료를 낮춘다는 아이디어가 ‘포퓰리즘적 발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 때문에 실제 관련 법안이 발의된다고 해도 국회 문턱을 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카드 수수료 주무 부처인 금융위는 홍 장관의 제안에 대해 “실행하기 쉽지 않은 아이디어”라며 난색을 표했다.
영세·중소 가맹점에 대한 카드 수수료율은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3년에 한 번씩 금융위가 조정하고 있다. 현재 연매출 3억 원 이하인 영세 가맹점은 매출액의 0.8%, 5억 원 이하의 중소 가맹점은 1.3%의 수수료를 내고 있다. 금융당국은 올해 7월과 내년 1월 영세·중소 가맹점의 카드 수수료를 인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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