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합의 맘대로 뒤집는 北, 손 못쓰는 南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31일 03시 00분


금강산 합동공연 일방 취소 파장… 정부 “유감… 합의 사항 이행해야”
31일 마식령 훈련도 영향 가능성

북한이 평창 겨울올림픽 이벤트로 다음 달 4일 열기로 했던 금강산 합동 문화공연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통일부는 30일 낮 12시 40분경 북측에 통지문을 보내 “우리 언론 보도 등을 문제 삼아 예정되었던 금강산지역 남북 합동 문화행사를 취소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또 남북 모두 상호 존중과 이해의 정신을 바탕으로 합의사항을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는 점과 합의된 모든 행사들이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북한은 전날 오후 10시 10분경 남측 언론의 대북 보도 태도를 문제 삼으며 돌연 금강산 공연 취소를 통보한 이후 우리 정부에 아무런 해명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19일 현송월의 방남을 돌연 취소한 후에도 아무 설명이 없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일방 취소 결정에도 31일부터 1박 2일간 강원 원산 마식령스키장에서 남북 스키선수 합동 훈련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북한은 30일 오후 늦게까지도 이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추가 취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이 금강산 공연을 취소하고 마식령 훈련까지 최종 확답을 하지 않자 정부 안팎에서도 “우리가 북한에 너무 끌려가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북측 선수단과 고위급 대표단의 방남까지 이끌어내는 게 중요하지만 북한의 ‘갑질’과 이를 묵묵히 받아들이는 우리 정부를 주변국들이 어떻게 볼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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