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첫 국정연설서 7분간 비난
“北보다 잔혹한 독재정권 없었다”… 이라크戰 직전 부시 연설과 판박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 연방의회 하원 본회의장에서 가진 취임 후 첫 국정연설에서 북한 관련 메시지의 대부분을 할애해 북한 정권의 잔학성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1시간 20분여에 걸친 국정연설에서 외교·안보 정책 중 북한 문제에 가장 많은 시간인 약 7분을 할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잔혹한 독재정권보다 자국민을 철저히 야만적으로 억압한 정권은 없었다”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북한의 무모한 핵미사일 추구가 우리 국토를 곧 위협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대의 압박작전을 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미국과 동맹국에 가하는 핵위협의 본질을 이해하려면 북한 정권의 타락상을 살펴보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운을 뗀 뒤 6분가량을 할애해 북한의 인권 실태를 거론했다. 그는 북한에 17개월간 억류됐다가 지난해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사례와 북한에서 기차에 치여 두 다리와 팔을 잃은 장애인 탈북자 지성호 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북한 관련 연설 32문장 중 지 씨에게 18문장이, 웜비어에게 9문장이 할애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중점적으로 추진해온 대북 제재는 물론이고 북한에 대해 미국이 기대하는 주문사항은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 시사지 애틀랜틱은 “트럼프는 가장 주목받는 국정연설에서 외교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으며, 타락한 김정은이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부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진보적 온라인 언론 ‘복스’는 “이 부분은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에서 가장 무서운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을 인류의 적이자 그리스도의 적인 국가로 묘사하고, 국민을 학대하는 정부가 핵무기로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고 호소한 수법은 2003년 이라크전쟁을 앞둔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이 2002년 국정연설에서 했던 방식과 똑같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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