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국대사로 내정됐던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의 낙마에 따라 차기 주한 미국대사가 누가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1일 한반도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미 워싱턴 정책연구소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 마크 내퍼 주한 미국 대사대리가 후보로 거론된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헤리티지재단이 백악관에서 브리핑을 할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이라고 칭찬했다고 한다”며 “이를 고려하면 이 재단의 한반도 전문가인 클링너 선임연구원이 주한 미대사 후보 1순위”라고 전망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미 중앙정보국(CIA) 분석관 출신으로 2007년부터 헤리티지재단에 몸담고 있다. 그는 지난해 5월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과 조율 없이 무리한 대화를 강행하면 한미 간 껄끄러운 관계가 될 것이란 우려가 있다”며 대북 대화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 유엔 주재 대사를 지낸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과 손발을 잘 맞출 수 있는 대표적인 강경파다. 그는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프로그램을 정지시키기 위해 행동할 수 있는 시한을 ‘3개월’이라고 보고하며 강경 대응을 주문하기도 했다.
현재 주한 미대사관을 지키고 있는 내퍼 대사대리도 대사 물망에 오르고 있다. 그는 2015년 4월 주한 미 대사관 차석으로 부임해, 2017년 1월 마크 리퍼트 전 대사 이임 후부터 대사관 대사 대리로 있다. 한국 정부와 의견 조율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최근 평창 올림픽 전에 열릴 북한 열병식에 대해 “북한이 스스로 원칙을 훼손하는 명분 없는 행동을 하고 있다”며 “올림픽 정신의 훼손이자 국제사회를 향한 정면 도전”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차 석좌의 낙마 소식에 미국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이 진행 중이던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저녁 ‘#아임위드빅터(ImWithVictor)’라는 해시태그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게재하며 지지의 뜻을 보냈다. 박정현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대부분의 한국 전문가가 동의할 것”이라며 해당 해시태그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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