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우파 인사로 분류되는 빅터 차 주한미국대사 내정자가 우리 정부의 아그레망(임명동의) 절차까지 사실상 완료한 상황에서 낙마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그 배경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31일 YTN 라디오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어떻게 보면 조금 우리에 대한 외교적인 결례라고도 볼 수 있다. 아그레망까지 신청해놓고 사실상 인준이 무산 됐다”며 몇 가지 이유를 짚어봤다.
차 위원은 “빅터 차 박사는 미국 내에서도 우파에 속한다. 부시 행정부 쪽에서 관료직을 맡았기 때문에 비교적 오바마 행정부에 비해서 강성 정책을 취할 거로 얘기가 됐고, 미국 행정부 내에서는 작년 9월, 10월에 한참 얘기가 나올 땐 빅터 차가 북한을 다루는데 적절할 수 있었겠지만, 오히려 지금 하려는 대북 메시지나 정책에서 판단이 있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흔히 나오는 ‘대북 강경책에 대한 반대 의견 때문에 낙마 됐다’는 의견들은 어제오늘 나온 얘기는 아니다”며 “북한을 단호하게 다루되 군사 조치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 빅터가 반복해서 했던 이야기다. 그렇기에 작년 물망에 오를 때도 제가 볼 땐 백악관과 충분한 의견 교환이 있었을 거로 생각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 이유만이 주가 될 것 같진 않고, 워싱턴에서 또 다른 사정이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또 하나의 가능성은, 대체적으로 트럼프 행정부 각료들을 보면 다른 미국 대통령들에 비해 정책연구소나 학계에서 진출한 인물들이 드물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종의 학계에 가지고 있는 불신, 그러한 감정들이 대통령 후보 시절에도 이미 나타났었다. 복잡한 북한 문제와 관련된 정책들을 책상물림들이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회의감도 들었던 것 같다. 빅터 차의 경우 실용적인 정책도 했고 현실 정책도 다뤄 봤다. 우리 입장에서는 아쉬운 일이긴 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의 전날 연두교서에 대해 “분명히 메시지가 있다. 무게나 함축성으로 볼 때 일반적으로 트위터에 쓰는 것과는 내용이 다르다고 봐야 한다. 의회에 대한 약속이다”며 “연두교서 분위기를 보면, 국내 정책 이야기를 할 때 서로 의견이 다른 부분은 민주당 의원들 고개 돌리거나 아예 박수 안 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 북한 부분과 미국 가치를 얘기할 때는 똑같이 기립박수가 있었다. 그리고 웜비어의 부모들이라든가 지성호 씨를 거명하면서 얘기했을 경우에도 똑같이 양당 의원이 박수를 쳤다. 결국 대외 정책에 관한 한 지금 트럼프의 정책이 어느 정도 공감대가 확보되어 있다는 얘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미국 국내적으로 몰려 있기에 대외 정책에서도 타협적인 정책을 취할지는 모르겠다는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솔직히 말씀 드리면 우리 일부의 희망적인 사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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