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원장에 ‘블랙리스트 추가조사’ 지휘한 민중기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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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 첫 고위법관 인사
진보성향 ‘우리법연구회’ 출신… 고법 복귀 1년만에 이례적 인사
김명수 대법원장과 서울대법대 동기
승진 14명중 4명 ‘우리법’ 출신

김명수 대법원장이 서울중앙지법원장에 ‘사법부 블랙리스트’ 추가 조사를 이끌었던 민중기 서울고법 부장판사(59·사법연수원 14기)를 임명하는 등 취임 후 첫 고위 법관 인사를 단행했다.

신임 민 원장은 김 대법원장과 서울대 법대 동기이며 김 대법원장이 회장을 지낸 진보 성향의 법관 모임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다. 민 원장은 지난해 11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추가조사위원장을 맡아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댓글 사건’ 항소심 선고 공판을 전후해 대통령민정수석실과 연락을 취했다는 내용 등이 담긴 조사 결과를 지난달 말 발표한 바 있다.

서울동부지법원장을 마치고 지난해 2월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복귀했던 민 원장을 1년 만에 다시 전국 최대 법원인 서울중앙지법원장에 앉힌 것은 법원의 최근 인사 관행에 비춰 보면 이례적이다. 법원장 근무를 마치고 고법 부장판사로 복귀한 고위 법관은 통상 2년가량 재판부에 근무한 뒤 다시 법원장으로 발령이 나곤 했다.

김 대법원장이 민 원장을 서둘러 법원장직에 복귀시킨 것은 서울중앙지법이 국정 농단 및 적폐청산 관련 재판을 다수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민 원장은 직접 재판을 하지는 않지만 형사합의부, 영장전담재판부를 포함한 서울중앙지법 전체 법관의 인사를 담당한다.

사법연수원장에는 성낙송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60·14기)가 보임됐다. 대전고법원장은 조해현 서울고법 부장판사(58·14기), 광주고법원장은 최상열 서울고법 부장판사(60·14기), 특허법원장은 조경란 서울고법 부장판사(58·14기)가 각각 맡게 됐다. 김용석 서울고법 부장판사(55·16기)가 서울행정법원장, 최규홍 서울고법 부장판사(57·16기)가 서울동부지법원장에 임명되는 등 사법연수원 16, 17기 고법 부장판사 9명은 지방법원장으로 발령 났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체제에서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을 지낸 이민걸 서울고법 사법연구 판사(57·17기)는 사법연수원 기수와 나이 등에 따른 법원 인사 서열로는 법원장 발령 대상이지만 아예 인사 명단에서 빠졌다. 이는 법원 외부 인사가 주축이 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되는 사법부 블랙리스트 3차 조사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인사에서는 사법연수원 22∼24기 지법 부장판사 14명이 차관급 대우를 받는 고법 부장판사로 승진했다. 고법 부장판사 승진 제도는 지방법원과 고등법원의 법관 인사를 분리하는 ‘법관인사 이원화’ 시행에 따라 올해를 끝으로 폐지된다. 승진자 14명 가운데 이흥구 대구고법 부장판사(55·22기), 김경란 특허법원 수석부장판사(49·23기), 윤성식 특허법원 부장판사(50·24기), 김성수 대전고법 부장판사(50·24기) 등 4명은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다. 이들 가운데 김 수석부장판사를 제외한 3명은 김 대법원장이 초대 회장을 지낸 국제인권법연구회에도 속해 있다.

전주영 aimhigh@donga.com·이호재 기자
#민중기#서울중앙지법원장#사법부 블랙리스트#김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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