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90·사진)을 평창 겨울올림픽에 파견할 고위급 대표단장으로 파견한다고 4일 통보했다. 이에 따라 평창 올림픽 기간 동안 남북 대화에 이어 북-미 대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통일부는 이날 북한이 남북 고위급 회담 남측 수석대표 앞으로 보낸 통지문을 통해 김 위원장 등 고위급 대표단 파견 방침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북측은 통지문에서 김 위원장을 단장으로 하고 단원 3명, 지원 인원 18명으로 구성된 고위급 대표단이 2월 9일부터 11일까지 남측을 방문할 계획임을 알려왔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헌법상 북한 행정부 수반이다. 세계 각국의 정상급 인사가 모이는 평창 올림픽에 김 위원장을 파견해 전 세계에 정상 국가임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해 이란 대통령 취임식에도 김 위원장을 특사로 파견한 바 있다.
당초 일각에선 노동당 조직지도부장을 맡으며 실질적인 권력 서열 2위로 올라선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이 고위급 대표단을 이끌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최 부위원장의 방남 가능성은 낮아졌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의 최고 핵심 요직인 노동당 조직지도부장이 북한을 비운 사례가 없었다는 점이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고위급 대표단 포함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이 예상보다 빨리 대표단을 통보해온 데다 헌법상 국가수반을 파견하는 만큼 북한도 최대한의 성의를 보인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방남 기간이 9∼11일로 정해진 만큼 북한 대표단은 9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하는 사전 리셉션에 참석한 뒤 평창 올림픽 개회식을 참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전 리셉션에 참석할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의미 있는 만남을 갖게 될지도 관심이다. 문 대통령은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펜스 부통령의 방한이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중요한 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북-미 회동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또 북한 고위급 대표단을 청와대로 초청해 접견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북한도 평창 올림픽의 중요한 주체인 데다 평화 올림픽의 의미를 갖고 있는 만큼 북측 대표단을 만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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