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송월, 소감 묻는 질문에 미소만
2011년 입국한 탈북여성 기습출현… 北단원들에 접근하다 제지당해
12일 경기 파주시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한 북한 예술단원들이 CIQ에 나타난 탈북자 김련희 씨(왼쪽 사진 원)를
보고 놀라고 있다. 김 씨는 “나는 평양시민이다. 집(평양)에 보내 달라”고 주장했다(오른쪽 사진). 사진공동취재단
강릉과 서울 두 차례 공연으로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 전후에 화제를 모았던 삼지연관현악단이 12일 북한으로 돌아갔다. 15년 6개월 만에 열린 북한 예술단의 한국 공연이었지만 우리 노래를 많이 공연에 포함시키고, 북한 체제 선전 노래를 빼 대체로 무난한 공연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송월 단장이 이끄는 삼지연관현악단 단원 137명(예술단 114명, 기술진 23명)이 이날 오전 11시 20분경 경기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돌아갔다. 예술단은 6일 만경봉92호를 타고 동해시 묵호항에 도착한 뒤 엿새 만에 돌아간 것. 올 때는 배편으로 왔지만 돌아갈 때는 경의선 육로로 갔다. 현 단장은 출입사무소 귀빈실에서 천해성 통일부 차관 등과 30여 분간 환담을 나눴지만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단원들은 남한에서 보낸 소감 등을 묻는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미소만 지었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 김여정 등 북측 대표단이 보는 앞에서 중창단과 ‘백두와 한나는 내 조국’을 불렀던 현 단장도 별다른 소감을 밝히지는 않았다. 삼지연관현악단은 2002년 8월 서울에서 열린 8·15민족통일대회 이후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북한 예술단이었다. 방한 전에는 현 단장의 사전점검 방문 취소, 만경봉92호로 이동수단 변경, 북한의 유류 공급 요청 및 취소로 논란을 빚기도 했다.
예술단이 북으로 돌아갈 때 출입사무소에는 우리 당국에 북송을 요구하는 탈북 여성 김련희 씨가 기습적으로 등장해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단원들을 태운 버스가 도착하자 김 씨가 한반도기를 흔들며 달려 나와 “얘들아 잘 가!” “평양 시민 김련희다”라고 소리쳤다. 일부 단원은 김 씨를 알아보기도 했고, 한 북측 단원은 “김련희 씨 북으로 가고 싶다는데 보내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라고 말하기도 했다.
출입통제구역인 CIQ에 김 씨가 들어오게 된 경위에 대해 당국은 진상조사 중이다. 김 씨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출입사무소 근처에 지인이 살고 있어서 놀러갔다. 오늘 아침에 예술단이 들어간다는 소식에 이 땅에서 가장 마지막 끝에 있는 길에서 한 발짝이라도 가까이서 고향 사람들 얼굴도 보고 냄새도 맡아보고 바래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2011년 9월 중국 선양(瀋陽)의 북한 식당에서 일하다 탈북한 김 씨는 “브로커에게 속아 한국으로 잘못 왔다. 북한으로 돌려보내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우리 국민을 북송할 근거는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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