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신당인 바른미래당이 13일 공식 출범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지난해 10월 바른정당과 연대 및 통합론을 공론화한 지 4개월만이다.
바른미래당은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당원 1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출범을 공식 선언했다. 안 대표는 인사말에서 “이 시대는 강력한 대안야당을 요구하고 있다. 대안을 제시하고 정부의 무책임하고 무능한 정책을 바로 잡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념과 진영논리에 갇혀 사회발전을 가로막는 정치괴물을 끝장내고 나라를 지키고 민생을 살리는 정치 본연의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통합이 마무리 되면 백의종군하겠다고 예고한 대로 이날부로 대표에서 물러났다.
바른미래당은 바른정당 몫의 유승민 대표와 국민의당 몫의 박주선 국회부의장이 공동대표 체제로 이끌게 된다. 유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박 공동대표와 함께 6·13지방선거를 책임지고 치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러면서 “춥고 어두운 계곡에서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만났다. 우리 모두 사즉생의 결기를 다지고, 국민이 원하는 정치를 해내면 우리는 살아서 죽음의 계곡을 건널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바른미래당은 합리적 보수와 건전한 진보세력이 함께 하는 정당이다. 항간에서 우려하는 극우보수, 국정농단 세력과 함께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임을 엄중하게 천명한다”고 말했다.
통합신당의 최고위원은 양당에서 2명씩 추천해 국민의당의 권은희 김중로 의원과 바른정당의 하태경 정운천 의원이 맡는다. 또 김동철 원내대표, 이태규 사무총장, 오신환 원내수석부대표, 지상욱 정책위의장 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의석수는 국민의당 21석과 바른정당 9석이 합쳐 총 30석으로, 더불어민주당(121석)과 자유한국당(117석)에 이어 원내 제3정당이 됐다.
민주평화당 분당과 바른정당 탈당 사태 등 통합 과정이 순탄치 않았던 만큼 바른미래당의 앞에는 지방선거 승리와 지지율 회복 등 과제가 산적하다. 특히 지방선거를 앞두고 옛 국민의당의 지지 기반이었으나, 민평당이 갈라져 나가면서 떨어진 호남 지지를 회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지방선거에서 바른미래당이 선전하기 위해 백의종군을 선언한 안 대표가 그동안 “당이 원하면 지방선거에서 무엇이라도 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온 만큼 서울시장후보로 출마할지도 관심사다. 유 대표는 출범식이 끝난 뒤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안 대표가 결심할 문제다. 너무 늦지 않게 결정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인의 거취에 대해서는 “대구시장 등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거듭 밝혔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날 공동대표직을 사퇴하겠다는 약속도 지키겠다”고 했다.
양당의 물리적 결합을 넘어 화학적 결합을 완성하는 것도 숙제다. 통합추진위원회는 합당 전날인 12일까지도 신당의 정강정책에 들어가는 문구에 ‘합리적 중도’와 ‘합리적 진보’ 가운데 어떤 것을 넣을 것인지를 두고 기 싸움을 벌였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지난 5·9대선에서 후보로 나섰던 대권주자 2명의 잠재적 갈등이 내재된 불완전한 결합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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