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미투운동=공작’이라고 한 것처럼 모략…원했던 상황, 뜻대로 돼 고맙다”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2월 26일 09시 47분


‘미투운동이 문재인 정부와 진보적 인사들에 대한 ‘공작’으로 흐를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구설에 오른 방송인 김어준이 “미투를 공작에 이용하려는 자들이 있다’라고 했지 미투가 공작이라고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김어준은 26일 오전 자신이 진행하는 tbs 라디오 ‘김어준의뉴스공장’에서 “네이버 검색어에 제 이름이 올라있다”고 입을 열며 “제가 마치 미투 운동이 공작이다 이렇게 말한 것처럼 모략을 신나게 하고 있다. 포털도 제 이름이 들어간 기사는 좋은 기사가 뜨는 법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근데 신나 할거 없다. 제가 원했던 상황이다. 뜻대로 돼서 고맙다”고 비꼬았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의 지적에 대해서는 “본인의 입장에서 할 수 있는 말을 한 것이다”며 “금태섭 의원과 저를 싸움을 붙이려고 해도 소용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자신의 발언 요지에 대해 “어렵게 찾아온 (미투 운동)기회를 누군가는 진보 진영에 대한 공작의 소재로 만들고 싶어 한다. 이렇게 되면 이 중요한 기회가 진보 진영 내 젠더 갈등에 갇히게 된다”며 “이런 식으로 프레임이 잡히면 미투운동이 흔들리고, 진보 진영의 분열로 끝나게 되기 때문에, 여성들은 미투운동을 진보진영의 공격 소재로만 이용하려는 시도를 볼 때마다 ‘너희들은 닥쳐라 시끄럽다 꺼져라’라고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 진보나 보수의 문제가 아니다. 눈을 부릅뜨고 그런 프레임을 깨야 한다. 이 운동이 (정치적으로) 이용당하는 것을 차단하고 확실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본질은 사라지고, 운동은 소멸되고, 공작이 남는다. 제가 우려하는 바가 그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김어준은 지난 24일 팟캐스트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공작의 사고방식으로 이걸(미투 운동을) 보면 어떻게 보이냐. 첫째. 어, 섹스. 좋은 소재. 주목도 높아. 둘째. 진보적 가치다. 오케이. 그러면 피해자들을 좀 준비시켜서 진보매체를 통해서 등장시켜야 되겠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의 진보적 지지자들을 분열시킬 기회다. 이렇게 사고가 돌아가는 거다”며 “예언한다. 누군가들이 나타날 것이고, 그 타깃은 어디냐. 결국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진보적인 지지층”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항상 흐름을 본다. 댓글공작의 흐름을 보면 다음엔 뭘 할지가 보인다. 걔들이 밑밥을 깔기 시작하기 때문에, 흐름이 그리로 가고 있다. 준비하고 있다. 그 관점으로 보면, 올림픽 끝나면 틀림없이 그 방향으로 가는 사람, 혹은 기사들이 몰려나올 타이밍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금태섭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어준의 발언,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어떻게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이 지상파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지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피해자들의 인권 문제에 무슨 여야나 진보 보수가 관련이 있나. 진보적 인사는 성폭력 범죄를 저질렀어도 방어하거나 드러나지 않게 감춰줘야 한다는 말인가. 깊이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어 다음날에도 페이스북에 “글자 그대로만 보면 피해자들을 비난하는 것은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 나타난다는 '누군가들'은 분명히 피해자들이다. 김어준씨는 그 피해자들 '누군가들'로 인해 타겟이 될 대상으로'피해를 입게 될 대상'으로 '문재인 정부, 청와대, 진보적인 지지층'을 얘기하고 있다”며 “저는 이 부분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성폭력 피해자들의 고발과 문재인 정부가 무슨 관련이 있냐? 왜 어렵게 용기를 내려는 피해자들에게 그런 말을 해서 상처를 주고 망설이게 하냐”라고 거듭 지적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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