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구체적 합의 나올 상황 아니었다… 北, 정리할 시간 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28일 03시 00분


[‘포스트 평창’ 외교전]김영철 2박3일 방남 마치고 귀환

北으로 돌아가는 김영철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왼쪽에서 두 번째)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2박 3일 방한 일정을 마치고 27일 오후 경기 파주시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북으로 돌아가고 있다. 왼쪽은 천해성 통일부 차관. 파주=사진공동취재단
北으로 돌아가는 김영철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왼쪽에서 두 번째)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2박 3일 방한 일정을 마치고 27일 오후 경기 파주시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북으로 돌아가고 있다. 왼쪽은 천해성 통일부 차관. 파주=사진공동취재단
정부는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과의 2박 3일간의 만남에서 북-미 간 ‘중매쟁이’ 역할을 충실히 했다고 27일 밝혔다. 북-미 대화를 ‘딸 시집보내기’로 비유하며 평창 올림픽 폐회식에 맞춰 한국을 찾은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입장을 들어보고, 미국의 입장도 북한에 전달하며 조속한 ‘성혼(만남)’ 분위기 마련에 주력했다는 것이다.

○ 비핵화를 위한 ‘북-미 중매쟁이’ 역할론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중매쟁이 입장인 만큼 이쪽(북한)한테는 너희가 이래야 성사된다고 하고, 저쪽(미국)한텐 이러면 성사된다고 양측에 얘기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또 “(북한 입장에서) 미국과 조금 더 신뢰관계가 필요하고, (한국을 통해 미국과) 속내를 이야기하려면 파트너 탐문도 해야 하는 것”이라며 “그런 만남들이 26일 (남북 간에) 첫 번째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런 만큼 남북 간에 구체적인 합의를 도출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구체적인 합의안을 만들어 북쪽이나 미국 쪽에 전달한다든지 하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김영철이 한국에서 무엇을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라 평양에 돌아가서 김정은에게 보고를 하고,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와 무엇을 합의하러 온 그런 방한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김영철이 돌아간 27일 오전 개인 필명의 논평을 통해 “미국이 절대적인 핵우세로 세계를 제패하려는 허황한 망상을 털어버리고 핵포기에 나선다면 세계의 비핵화 문제도 쉽게 풀릴 것”이라며 “다른 나라들이 핵개발과 현대화를 먼저 중단해야 한다는 트럼프의 삿대질은 문제 해결의 선후차를 완전히 뒤집어놓는 정치 미숙아의 무지스러운 생억지”라고 비난했다. 북한이 비핵화를 전제로 한 미국의 대화 조건에 쉽게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이다.

일단 정부는 북-미 대화 재개와 관련한 북한의 입장을 기다리는 동시에 김영철을 통한 김정은의 메시지를 미국에 전달할 예정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단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채널이 정상화됐다. (남북) 대화를 상시적으로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 34시간 반 동안 호텔 칩거한 김영철

김영철은 26일 0시경 투숙한 이후 27일 오전 10시 반 북한으로 돌아가기 위해 숙소인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 로비에 모습을 드러낼 때까지 34시간 반 동안 호텔 안에 머물며 정부 관계자들과 연쇄 회동을 가졌다. 북측 대표단은 17층을 통째로 빌렸고, 식사도 같은 층에 있는 클럽 라운지에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과의 26일 오찬, 같은 날 만찬, 27일 조명균 통일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과의 조찬 등도 모두 클럽 라운지에서 가졌다.

북한 대표단이 머물던 17층은 대표단이 떠났지만 당분간 일반인의 예약을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여정이 떠난 뒤 그가 머물던 호텔방에서 머리카락 등 생체정보를 획득하기 위해 우리 정보기관이 노력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번에도 비슷한 조치가 취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북한은 다음 달 9∼18일 열리는 평창 패럴림픽대회에 장애인올림픽위원회 대표단 4명과 선수단 20명을 파견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북한은 당초 선수단, 예술단, 응원단, 기자단 등 150여 명을 파견하겠다고 했으나 예술단, 응원단 파견 의사를 전격 취소한 것. 일각에선 북한이 평창 올림픽에 보냈던 대규모 응원단과 예술단이 기대했던 만큼의 주목을 끌지 못하면서 파견 계획을 접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황인찬 hic@donga.com·한상준·신나리 기자
#김영철#방남#귀환#북한#외교#평창#청와대#미국#북미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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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추천 많은 댓글

  • 2018-02-28 09:16:22

    김대중,노무현이가 북한김정일과 대화해서 얻은것이 무엇인지 부터 알고서 어린도야지넘팽이한테 애걸복걸 대화하자고 하는 문재인과 혁명군은 역시 무능하고 무식하여서 김정은 명령대로 따르겠다고 대화하자는것이냐 김,노 넘팽이때 국민혈세 도둑질하여 북한도와준결과 핵과각종 미사일개발

  • 2018-02-28 09:10:50

    좌파문재인이 혈세를 낭비하면서 천안함을 폭침시켜서 대한민국해군의 생명을 뺴앗아간 김정은집단을 환대하는 이유가 뭔가? 너희 좌파들은 대한민국이 망하기를 바라는 자들이 아닌가? 촛불들고 구데타를 일으킨 너희 좌파들은 반드시 천벌을 받을 것이다.

  • 2018-02-28 08:46:01

    졸개 대리고 무슨 협상. 더 속기전에 꿈에서 깨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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