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적절한 조건 아니면 北과 대화 안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28일 03시 00분


[‘포스트 평창’ 외교전]北 대화 의향 밝힌뒤 첫 공식 반응
‘비핵화’ 전제조건 분명히 해
오바마 등 역대 대통령 거명하며 “25년간 대화 아무것도 해결 못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주지사들과의 연례 회동에서 북-미 대화와 관련해 “그들(북한)은 대화를 원하고 있지만 우리는 오직 적절한 조건 아래에서만 대화하기 원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에 매우 강경하게 해왔다”면서 “북한이 처음으로 대화를 원하고 있고,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두고 볼 것”이라고 했다. 이는 북한이 북-미 대화 의사를 밝힌 이후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첫 공식 언급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적절한 조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현지 언론들은 ‘비핵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양측이 예비회담 성격의 ‘탐색적 대화’를 시작하더라도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지 않을 경우 대화 국면으로 전환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조지 부시(41대), 빌 클린턴(42대), 조지 W 부시(43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44대)을 일일이 거명하며 “다른 (역대)대통령들이 이 문제를 오래전에 해결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들은 25년 동안 대화를 해왔는데 무슨 일이 생겼는지 아느냐? 아무 일도 없었다”며 “(특히) 빌 클린턴 행정부는 그들에게 수십억 달러를 줬지만 합의가 체결된 다음 날부터 그들(북한)은 핵 연구를 시작했고 계속했다. 그것은 끔찍했다”고 목청을 높였다.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그는 그것(북핵 문제)이 이 나라가 가진 단 하나의 최대 문제라고 나에게 말했지만, (정작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서 “지금보다 그때가 (문제 해결이) 훨씬 더 쉬웠을 것”이라고도 했다.

역대 미국 정부들처럼 북한의 대화 공세에 속지 않을 것이고, 비핵화를 전제로 하지 않으면 대화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셈이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이 북-미 대화 의사를 밝힌 데 대해 어떤 대화의 결과도 북한의 비핵화로 이어져야 한다”며 “이것이 우리가 그들과 어떤 대화든 할지 말지를 좌우할 주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sunshade@donga.com
#북한#북미대화#비핵화#북핵#트럼프#미국#오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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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추천 많은 댓글

  • 2018-02-28 11:04:25

    역시 트럼프 대통은 싸구리들과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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