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은 27일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이 북한으로 돌아가는 길목에서 기습시위를 벌였다. 경기 파주시 통일대교 길목에서 한국당 의원들에게 가로막힌 김영철 일행은 반대편 차로를 이용해 ‘역주행 귀환’을 했다.
한국당은 아침 일찍부터 북한 대표단이 넘어가는 관문인 통일대교와 전진교에 의원들을 배치했다. 통일대교는 김성태 원내대표와 김무성 곽상도 전희경 의원 등 현역 의원 10여 명이 맡았다. 25일 방한 당시 김영철 일행이 한국당 시위대를 피해 전진교로 돌아간 점을 감안해 전진교에도 주광덕 의원과 김성원 원내대변인 등 당원 30여 명이 막아섰다.
한국당 의원과 당직자들은 “천안함 폭침 주범 김영철은 사죄하고 돌아가라”는 구호를 외쳤다. 김 원내대표는 현장에서 “국제적 전범 김영철이 고개를 빳빳이 들고 이 땅을 밟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치욕스럽다. 극진한 대접 말고는 성과도 없는 문재인 정권의 무능에 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 대표단이 시위대를 돌아서 반대편 차로로 지나가자 김 대표는 “들어올 땐 개구멍으로 들어오더니, 나갈 땐 역주행해서 나간다”고 비난했다.
김영철 방한 사실이 알려진 23일부터 닷새째 원내외에서 김영철 규탄에 당력을 집중했던 한국당은 이날부터 ‘북핵 폐기’로 투쟁 방향을 전환했다. 홍준표 대표는 경남 김해시에서 열린 당 회의에서 “문 정권은 북핵 폐기가 아닌 ‘동결’로 평화 협상을 하고 있다. 2000년 남북 정상회담 뒤 북한이 핵전쟁을 준비했던 것처럼 ‘위장 평화쇼’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북핵 폐기 특별위원회도 설치했다. 위원장은 ‘김영철 방한 저지 투쟁위원장’을 맡았던 6선의 김무성 의원이 맡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방위원회 정보위원회 소속 중진의원들로 위원을 구성할 방침이다.
한국당은 이날 국회 운영위와 정보위 전체회의를 소집해 김영철 방남 배경과 내용을 묻는 질의를 하려 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응하지 않아 무산됐다. 임시국회 마지막 날 본회의가 예정된 28일에도 이낙연 국무총리와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을 출석시켜 대정부 현안 질문을 하자고 정부와 여당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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