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공구역 침범한 中군용기, 성주 사드기지 정찰비행 가능성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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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탐지장비 갖춘 전자정찰기, 150km까지 접근… 최근접 비행
외교부, 추궈훙 中대사 불러 항의

지난달 27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한 중국 군용기가 경북 성주의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로부터 150km 안팎 공역까지 접근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의 사드 기지 정찰이 본격화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군 소식통은 28일 “성주 기지에 사드 포대가 배치된 이후 중국 군용기가 가장 가깝게 근접 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군이 작전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례적 비행경로로 규정한 뒤 중국에 엄중히 항의하고, 주한 중국 무관단을 전원 초치하는 등 강력히 대응한 것도 이 때문이다. 외교부도 28일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를 초치해 유감을 표하고 사태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앞서 군 당국은 중국 군용기가 동해상의 KADIZ에 무단으로 진입해 울릉도 서북방 인근(약 55km)까지 북상한 것은 처음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군은 중국이 Y-9 계열로 추정되는 전자 정찰기로 사드 기지의 레이더 가동 신호와 운용 부대의 교신 내용을 수집하려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전자 정찰기에는 수백 km 밖 무기장비의 전자신호와 무선 교신을 포착할 수 있는 첨단 탐지장비가 탑재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도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반도에 전개된 사드 포대가 중국군의 집중적인 ‘정찰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군의 의도와 관련 동향을 면밀히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군 안팎에서는 중국이 더 대담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보다 많은 정찰기와 전투기를 사전 통보 없이 KADIZ로 자주 들여보내 사드 기지와 가까운 동해상을 휘젓고, 이에 한국이 강력하게 대응할 경우 서해상에서 항모와 함정을 동원한 대규모 무력시위를 전개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동시에 미국의 초강경 대북제재와 대중(對中) 무역보복에 대한 중국의 반발이라는 분석도 없지 않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한국방공구역#중국#군용기#침범#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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