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탁현민보다 힘 없는 여성가족부…없는 게 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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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3월 2일 11시 29분


전여옥 전 새누리당 의원
전여옥 전 새누리당 의원
전여옥 전 새누리당 의원이 여성가족부를 비판했다.

전 전 의원은 1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UN 여성차별 철폐위원회(CEDAW )에서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을 비롯해 관계 공무원들이 박살 났다"라고 했다.

이어 "'성희롱 2109건이 고발됐는데 기소는 딱 9건이다', '미투에 무고나 명예훼손으로 윽박질러 피해자가 2중 고통을 겪는다'는 날카로운 지적에 제대로 답변을 못한 모양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제가 여가부에서 있을 때 말했던 것을 그대로 이야기하더라. 한마디로 무능이다. 이건 보수정권이고 진보정권이고 똑같다"라고 지적했다.

전 전 의원은 "오죽하면 '여가부 장관은 영부인 몫'이란 말까지 있겠냐. 탁현민 행정관보다도 힘없는 여가부 장관이 하기는 뭘 하겠냐"라며 "'미투' 피해자들의 고통과 용기 있는 고백에도 여가부 장관이 대표로 있던 여연(한국여성단체연합)이나 여가부나 눈치 보고 굼뜬 반응을 내놓은 것은 예상된 일이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여가부라면 없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는 그동안 그래도 '핍박받는 여성들'을 위해 여가부의 존재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요새 돌아가는 일을 보니 생각이 바뀌었다. 국제회의에서 나라망신이나 시키는 이런 여가부 장관이라면 있을 필요가 없다. 제가 낸, 아니 우리가 낸 세금이 너무 아깝지 않냐"라고 했다.

앞서 지난 22일 (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유엔본부에서 열린 'CEDAW 제8차 한국 국가보고서 심의'에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8개 부처(여성가족부, 법무부, 고용노동부, 교육부, 외교부, 보건복지부, 인사혁신처, 경찰청)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했다.

28일 국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CEDAW 제8차 한국 국가보고서 심의'에서 루스 핼퍼린 카다리 CEDAW 부의장은 정 장관에게 "(한국에서) 성폭력 피해자들을 무고죄로 고소하거나 이들을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거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라며 "이는 모든 피해자를 침묵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을 것. 이런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한국 정부는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지 말해 달라"고 질의했다.

이에 정 장관은 "성폭력 피해자가 무고죄나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하는 문제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라며 "최근 정부도 피해자가 직장을 그만두는 등의 2차 피해 문제를 강조하고 있다"라고 대책보다는 원론적 답변을 내놓는데 그쳤다.

또 군나 벅비 위원은 "2012∼2016년 한국 고용노동부에 2109건의 성희롱이 보고됐는데 그중 9건만 기소로 이어졌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날 한국 대표단의 답변에 불만이 터져 나왔다. 로사리오 마날로 위원은 "지금 한국 정부는 추상적인 정보만 제공하고 있다. 한국의 양성평등 실태를 파악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라고 항의했다. 이어 "회의는 시간낭비였다. 유익한 대화가 아니었다"라며 "(준비한) 자료를 읽을 거면 차라리 그 자료를 우리에게 달라"고 전했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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