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수행비서 성폭행’ 폭로에 與 발칵…긴급 최고위원회의 소집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5일 21시 47분



더불어민주당 차기 유력 대선 후보군 중 한 명인 안희정 충남지사가 최근 8개월 동안 수행비서 김지은 씨를 성폭행했다는 폭로에 이어 곧 형사 고소될 것이라는 사실이 5일 알려지면서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6월 지방선거는 물론 향후 민주당 차기 대선 구도는 물론 정치 지형 전체에 적지않은 파급력을 미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오후 9시 국회본관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지방선거를 100일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터진 대형 악재에 당 내부에서는 “석고 대죄해야 한다”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안 지사 측에 따르면 안 지사는 지난해 대선까지 남성 수행비서 2명과 일정을 소화했다. 그러나 지난해 4월 민주당 대선 당내 경선에서 탈락한 뒤 김 씨가 수행비서 역할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정무비서로 일하고 있는 김 씨는 안 지사에게 성폭행을 당한 시점 등을 구체적으로 폭로했으며, 안 지사와 나눈 텔레그램 대화내용까지 공개했다. 안 지사는 성폭행 사실은 시인하면서 “사랑하는 사이였다”고 해명했다. 안 지사의 측근은 “안 지사와 통화가 되지 않는다”며 말을 아꼈다.

안 지사에 대한 수사와는 별도로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6·13 지방선거 이후 당 대표 선거 등 향후 정치 행보가 불투명해졌다. 지난해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안희정 현상’을 선보이며 차기 유력 후보군으로도 떠오른 그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안 지사는 ‘안희정’이라는 이름만으로 존재감이 있는 정치인이다. 그가 보여줬던 도덕적 고뇌가 가장 큰 강점이었는데 그게 무너졌다”고 전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선자금 관련 허물을 껴안는 등 ‘희생의 아이콘’으로 통한 안 지사인 만큼 충격은 더 하다. 안 지사 측 관계자는 “노무현의 정치자금을 모으려고 모든 걸 포기하고, 개인 사업을 하기도 했던 안 지사다. 너무 허망하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최근까지도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정치적 발언을 이어갔다. 김 씨의 폭로가 나온 당일인 5일 충남도청 문예회관에서 열린 ‘3월 행복한 직원 만남의 날’에서 “미투 운동은 남성 중심적 성차별의 문화를 극복하는 과정이다. 우리 사회를 보다 평화롭고 공정하게 만드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안 지사는 “우리는 오랜 기간 힘의 크기에 따라 계급을 결정짓는 남성 중심의 권력 질서 속에서 살아왔다. 이런 것에 따라 행해지는 모든 폭력이 다 희롱이고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안 지사의 성추문은 유력 정치인의 스캔들 이상의 파괴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고공 지지율 속 지방선거 승리를 기대했지만, 이번 안 지사의 추문으로 인한 후폭풍에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당의 핵심자산이 큰 손상을 입었으니 지방선거 등 이후 정치 일정에 큰 악재다. 당장 지방선거에 끼칠 악영향이 적지 않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미 한 차례 미투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과거 박원순 서울시장 선거 캠프에서 일어난 성추행을 한 여성 작가가 고발한 데 이어 당 내부 게시판에도 성추행 피해를 호소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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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5

추천 많은 댓글

  • 2018-03-05 22:33:02

    따블백 민저당의 패망이 하르하루 가차워 지는구나 이젠 희정이도 물건너 갓네

  • 2018-03-05 22:26:32

    고은, 이윤택,,,,,좌익 강간권력 맨뒤에는 문재인이 있잖아!!!

  • 2018-03-05 22:16:03

    뭉가도 그런짖 했는지 여성들아 밝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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