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사단, 방북 3시간만에 김정은 만찬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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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안보실장 등 대북특사단 문재인 대통령 친서 전달
김정은, 북핵외교 데뷔… 한반도 정세-남북관계 논의
靑 “긴장완화 기대… 귀국뒤 협의 결과 발표할수도”

일러스트 서장원 기자
일러스트 서장원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5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사단과 평양에서 접견 및 만찬을 했다. 대북제재와 국제적 고립 속에 김정은이 북핵 외교 무대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 문 대통령의 비핵화 구상에 대한 김정은의 답변과 향후 행보에 따라 북-미 대화 성사를 위한 문재인 정부의 중재 외교가 중대 기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특사단과 김정은 위원장의 접견 및 만찬이 이날 오후 6시(이하 한국 시간)부터 진행됐다”고 밝혔다. 김정은이 한국 정부 당국자와 공식적으로 만난 것은 2011년 김정일의 사망으로 집권한 지 7년 만에 처음이다.

특사단은 이날 오후 1시 50분경 ‘공군 2호기’ 편으로 출국해 서해 직항로를 통해 오후 2시 50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과 맹경일 통일전선부 부부장의 영접을 받은 특사단은 오후 3시 40분경 숙소인 평양 인근 고방산 초대소에 도착해 김영철 통전부장 등과 방북 일정을 협의했다.

김정은과 면담을 한 특사단은 평창 겨울올림픽에 북한 선수단과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한 데 대해 감사를 표하고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김정은과의 만찬 자리에선 한반도 정세와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방북 첫날 첫 회담으로 김 위원장과 면담을 한 것인 만큼 김 위원장도 어떤 식으로든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행보에 나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사단은 김정은 면담에 이어 6일에는 북한 고위급 인사들과 실무회담을 하고 북-미 대화 성사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한다. 특히 핵·미사일 실험 중단 등 북-미 대화를 위한 사전 신뢰 조치와 남북교류 확대 방안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정 실장은 이날 출국 전 기자들과 만나 “한반도 비핵화와 진정하고 항구적인 평화를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 문 대통령의 확고한 뜻과 의지를 분명히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특사단이 귀국한 뒤 북한과의 합의에 따라 협의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특사단이 방북한 이날도 미국과 북한의 신경전은 계속됐다. 북한 노동신문은 미국의 새로운 대북제재에 대해 “만일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이 그 무슨 해상 봉쇄니, 자금줄 차단이니 하면서 우리의 자주권을 조금이라도 침해한다면 그에 따른 강력한 대응 조치가 취해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 국무부는 대북 특사단 파견에 대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는 타협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북한과 기꺼이 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병기 weappon@donga.com·한상준 기자
#특사단#문재인 정부#방북#김정은#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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