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이 영상 통해 본 김정은 건강
배 둘레 45인치 추정돼 ‘고도비만’… 잠잘 때 숨 잘 못쉬어 심장병 위험
폭식-폭음-스트레스로 피로한 안색… 혈액순환 잘 안돼 손 많이 부은 듯
“체형이 거의 ‘정육면체’에 가깝네요.”
6일 조선중앙TV는 대북 특사단을 만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34)의 영상을 10분 넘게 공개했다. 김정은의 모습이 그렇게 길게 노출된 건 이례적이다. 영상 속 모습으로 추정할 수 있는 김정은의 건강 상태를 가정의학과 전문의들과 함께 분석했다.
우선 김정은은 통풍에서 어느 정도 회복된 모습을 보였다. 통풍은 체내에 요산이 쌓여 관절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그는 2014년경 통풍에 걸려 고생했다. 당시 조선중앙TV는 다리를 절면서 현장지도에 나선 김정은의 모습을 공개했다. 6일 평양 노동당사 본관에서 대북 특사단과 함께 걷는 모습을 보면 다리를 저는 어색한 동작이 없다. 양발을 정확히 교차하며 걸어 무릎 관절에 큰 이상이 없어 보인다.
문제는 김정은의 체중이다. 그의 볼은 터질 듯했고 목의 뒷부분은 살이 접힐 정도로 비만이 극심했다. 김정은은 170cm 안팎의 키에 몸무게는 130kg 정도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그의 배 둘레를 45인치(114cm) 정도로 추산했다. 이를 비만지표인 ‘체질량지수(BMI)’에 대입하면 44로 심각한 ‘고도비만’이다. BMI는 자신의 체중(kg)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25 이상이면 비만, 30 이상이면 고도비만이다.
비만의 원인은 폭식과 폭음, 스트레스로 추정된다. 동국대 일산병원 오상우 가정의학과 교수는 “붉은 듯 피로해 보이는 얼굴색이나 비만 정도를 볼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다”며 “이를 풀기 위해 과식을 하고, 술이나 담배를 많이 하다 보니 더욱 살이 찐 것 같다”고 했다.
만찬 시 건배를 하거나 악수를 나눌 때 그의 손은 살이 찐 것 이상으로 상당히 부어 보였다. 을지대병원 오한진 가정의학과 교수는 “살이 찌면 몸에 지방이 많아지고 그 지방조직마다 미세한 혈관이 생겨 몸 전체의 혈관 길이가 늘어난다”며 “심장이 강하게 피를 보내지 못하면 몸 구석구석 혈액순환이 안 돼 손이나 발 등이 쉽게 붓게 된다”고 설명했다. 결국 김정은은 심장 기능이 좋아야 건강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복부비만이 심각하면 배의 무게가 몸을 눌러 반듯이 누워 수면을 취하기 어려워진다. 오 교수는 “김정은은 숙면을 취하지 못해 만성적으로 피곤하거나 자다가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수면무호흡증에 시달릴 가능성이 있다”며 “수면무호흡증이 지속되면 부정맥, 고혈압, 심장질환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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