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특활비 한푼 안썼다” 변호인과 대응 숙의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8일 03시 00분


다음 주 소환 앞두고 MB측-檢 분주
MB 지인 “그런 돈 왜 쓰냐며 화내… 다스소송비 대납 처음 듣는다고 해”
정동기-강훈 등 변호인 곧 선임계
측근 일부 “14일전 나가 적극 해명을”

14일 검찰 출석을 앞두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77)은 현재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7일 알려졌다. 검찰은 소환 조사 준비를 위하여 이 전 대통령의 동선과 서울중앙지검 청사 안팎의 통제 문제 등에 대해 이 전 대통령 경호를 맡고 있는 대통령경호처와 실무 협의에 들어갔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이 두고 있는 혐의 가운데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 유용에 대해 특히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전직 관료 출신 인사가 ‘대통령이 일정을 소화할 때 국정원 특활비를 쓸 수 있는 것 아니냐’란 취지로 말한 데 대해 이 전 대통령은 “국정원에서 쓰는 돈을 어떻게 청와대에서 쓰나”라며 크게 화를 냈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가 상납 받은 것으로 검찰이 파악한 특활비는 17억5000만 원이다. 검찰은 김주성 당시 국정원 기조실장(71), 김백준 전 대통령총무기획관(78·구속 기소)으로부터 혐의를 뒷받침하는 진술과 증거를 다수 확보했다. 김 전 실장은 2008년 특활비 문제로 류우익 당시 대통령실장(68)에게 요청해 이 전 대통령을 독대했다고 검찰 조사에서 진술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 측은 “독대라는 건 있을 수 없다. 사전에 일정을 조율해야 하는 상황에선 불가능하다”고 부인하고 있다.

다스의 실소유 의혹에 대해 이 전 대통령은 “설립 과정에서 도움을 줬을 뿐 소유하지 않았다”고 부인하고 있다고 한다. 삼성그룹의 다스 소송비용 대납 의혹은 “처음 듣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인단은 이 전 대통령의 이런 답변을 바탕으로 변론을 준비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이뤄진 변호인단은 최근에 이 전 대통령 변론을 위해 별도 설립한 법무법인 ‘열림’ 명의로 이르면 9일 선임계를 낼 예정이다. 열림에는 검사장 출신의 정동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65·사법연수원 8기), 판사 출신의 강훈 전 대통령법무비서관(64·14기)과 함께 대형 로펌 출신의 피영현 변호사(48·33기)가 속해 있다. 변호인단은 소환 때까지 변호인단을 6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검찰에 출석하는 날짜를 놓고도 이 전 대통령 측근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만큼 14일 이전에 자진 출석해 적극적으로 해명해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 반면 충실한 방어권 행사를 위해 출두 일자를 14일 이후로 미뤄야 한다는 측근들도 있다. 이 전 대통령의 한 측근은 “이 전 대통령이 성실하게 검찰 조사에 임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결국 14일에 출석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라고 전했다.

이날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정치 댓글 사건 수사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69)은 석방 100여 일 만에 다시 구속될 위기를 피했다.

서울중앙지법 허경호 영장전담판사(44)는 7일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김 전 장관에게 청구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허 부장판사는 “종전에 영장이 청구된 사실과 별개인 본 건 범죄사실에 대해 다툴 여지가 있고, 피의자가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김 전 장관은 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공작을 지시하고 보고받은 혐의로 구속됐으나 법원의 구속적부심사를 거쳐 풀려났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이명박#특활비#검찰#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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