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8일 오후 예고했던 기자회견을 돌연 취소했다. 안희정 전 지사는 왜 기자회견을 취소 했을까.
안 전 지사는 이날 오후 3시 대국민 사과 중심의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었으나 2시간을 남긴 오후 1시 께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취소를 통보했다.
안 전 지사는 취소 이유로 “모든 분들이 신속한 검찰수사를 촉구하는 상황에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검찰에 출석해 수사에 성실하게 협조하는 것이 국민 앞에 속죄 드리는 우선적 의무라는 판단에 따라 기자회견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역효과를 우려해 취소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기자회견에서 자칫 말실수라도 하면 앞으로 진행될 법적다툼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 '법적대응'을 준비 중인 안 전 지사 변호사가 기자회견 반대를 조언했을 가능성이 높다.
안 전 지사는 지난 5일 정무비서 김지은 씨의 폭로가 나오자 6일 아침 페이스북을 통해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는 비서실의 입장은 잘못이다. 모두 다 제 잘못이다”라는 글을 남겼다. 사실상 성폭행을 시인한 것으로 읽힐수도 있다. 당연히 법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이런 일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기자회견을 취소한 것 아니냐는 것.
안 전 지사의 행위는 은밀한 장소에서 이뤄진 일이고 목격자가 없어 검찰은 당사자의 말과 정황증거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위력에 의한 간음죄에 대한 법원 판결도 다양한 정황증거들을 종합해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인지 안 전 지사는 측은 회견을 놓고 오락가락했다. 당초에는 입장 발표 없이 검찰 수사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이었다가 전날에는 아무런 설명이 없는 것은 도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해 입장을 발표하기로 했다가, 다시 예정된 시각을 2시간 앞두고 회견을 취소했다.
그 사이 안 전 지사가 설립한 싱크탱크인 서울 마포구 서교동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에서는 상자 10여 개 분량의 책자와 서류, 사무용품 등을 빼내 다른 곳으로 옮기는 모습이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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