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77)의 검찰 소환이 이뤄진 14일 서울중앙지검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 앞은 이른 아침부터 긴장감이 돌았다. 전직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된 것은 전두환·노태우·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이번이 5번째다.
경찰은 이날 아침 이 전 대통령 자택 근처에 경찰병력 5개 중대, 400명을 배치해 골목을 막아서고 일반인들의 출입을 통제했다.
시민들은 경찰 통제라인 밖에서 “이명박 감방 가즈아~!”,“감방 가기 딱 좋은 날” 등의 현수막을 들고 시위했다. 경찰이 출입을 통제하는 과정에서 영상 장비를 갖춘 한 시민과 약간의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때와는 다르게 지지자들은 모여들지 않았다.
일반인 통제로 자택 앞에는 경찰과 취재진만 북새통을 이뤘다. 취재 경쟁은 치열했다. 새벽부터 방송과 신문 카메라 기자들이 좋은 자리를 선점하느라 신경전을 벌였고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근처 상공에는 드론도 등장 했다.
중앙지검 앞도 이른 시간부터 긴장감이 팽팽했다. 지하철 서초역 방향 서문은 완전히 폐쇄됐고 서울중앙지법 방향 동문만 삼엄한 경비 후 출입이 허용됐다. 기자 역시 사전에 허가 받은 인원만 신분 확인, 소지품 검사, 몸수색을 받은 후에야 청사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경찰은 8개 중대 640여명의 경력을 투입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중앙지검 청원경찰들도 곳곳에 배치됐다.
중앙지검은 오전 6시 께부터 취재진으로 붐볐다. 역대 5번째 전직 대통령의 검찰 출두 순간을 생방송으로 전달하기 위한 언론사의 중계차량과 중계부스가 설치됐다.
노동당은 이 전 대통령 도착 30분 전 중앙지검 정문 앞에서 ‘이명박 즉각구속’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14분께 서울 논현동 자택을 나섰다. 이 전 대통령은 자유한국당 권성동·김영우 의원과 이동관·김효재 전 청와대 수석비서관 등 자택을 찾아온 측근들과 면담한 뒤 차량을 타고 서울중앙지검으로 향했다.
이 전 대통령이 탄 검은색 승용차는 논현역-반포역-교대역사거리 등을 지나 약 10분 만인 9시 23분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했다. 논현동 자택에서 서초동 중앙지검까지는 5㎞도 채 되지 않는 거리다.
검은색 양복에 검은 뿔테 안경을 쓰고 굳은 표정으로 차에서 내린 이 전 대통령은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무엇보다도 민생경제가 어렵고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환경이 매우 엄중할 때 저와 관련된 일로 국민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대단히 죄송하다. 저를 믿고 지지해주신 많은 분들과 이와 관련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분들에게도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물론 하고 싶은 얘기 많지만 말을 아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다.바라는데 역사에서 이번 일이 마지막이 됐으면 한다”고 말하고 서둘러 검찰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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