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등록금’ 정책 이후 대학 교육의 질은 갈수록 추락하고 있다. 재정난 속에서 사립대들은 강사와 연구비를 줄이고 있다. 개설 과목 수가 줄면서 학생들은 과목 선택 기회마저 뺏겼다. 수강 시간표 짜기가 힘들 정도라는 호소가 나온다.”(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과 교수)
국내 대학들이 학령인구 감소, 등록금 동결, 입학금 폐지의 ‘3중고’를 겪고 있는 가운데 법 제정을 통해 사립대들에 대한 정부 지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는 16일 ‘고등교육 재정 확대를 위한 입법 방향’이란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사립대 재정을 위해 대학들이 힘을 모아 행동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날 주제발표를 맡은 송 교수는 대학 등록금 동결에 학생 수 감소까지 겹치면서 사립대 재정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송 교수는 “국공립대는 공무원 보수인상률에 준해 교직원 보수가 지원되고 있고 운영경비 지원금 역시 연평균 4.5%씩 늘고 있다”며 “반면 사립대는 재정결손을 보전할 방법이 없어 적립금을 헐어 쓰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식으로 경상비 충당에 적립금을 쓰다 보면 3, 4년 안에 대학 적립금은 반 이상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 교수는 교육부가 계속 새로운 재정지원 사업을 내놓지만 실상은 예전에 있던 사업의 이름만 바꾼 것이라 결국 똑같은 재정을 두고 대학 간 경쟁만 계속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사립대에 대한 안정적인 정부 재정 지원을 위해 사립대학지원특례법 및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을 제안했다. 송 교수는 “정부 정책에 따른 그간의 사립대 재정결손을 보상하는 데 최소 1조4400억 원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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