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두 번째 검찰 출석에…한국당 “피해자들 매도 당해” 집중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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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3월 19일 13시 15분


사진=성폭행 의혹으로 고소당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9일 오전 검찰조사를 위해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사진=성폭행 의혹으로 고소당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9일 오전 검찰조사를 위해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성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9일 검찰에 두 번째 출석한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안 전 지사를 향해 집중포화를 쏟아냈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녀간의 애정행위라면 미투운동의 대상은 안될 것”이라며 “그런데 그 남녀가 지휘·복종의 관계라면 애정행위라고 하기에는 억지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포문을 열었다.

홍 대표는 “마치 왕과 후궁의 관계로 착각하고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부하를 성적 대상으로 삼았다는 것 자체가 위력에 의한 간음이 된다는 것은 법학 통론을 처음 읽는 법과대학 1학년생도 아는 상식”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부인이 있는 남자가 다른 여자들과 성적 관계가 있었다면 그것 자체로 이미 폐지되었지만 범죄였던 간통이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혐의 부인은)당당하지 못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충남에 지역구를 둔 홍문표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우려하며 비판을 쏟아냈다.

홍 사무총장은 “대한민국 도덕과 윤리가 한꺼번에 망가지고 부서진 미투 사건이 있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변질되고 있다”며 “도리어 당한 여성들이 매도 당하는 현실을 일부 보면서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역사회에서) 한국당이 정의를 위한 정당이 맞는가. 가만히 있지 말아야 한다는 질타를 들었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안희정 전 지사가 변호사를 대동해서 그 여성이 나쁜여성이라고 공공연하게 이야기하고 있다”며 “지금 이미 나와 있는 성의 패륜들이 변호사를 통해서 무언가 하고자 하는 행위는 즉각 중단되어야 하고, 소속된 민주당은 여기에 대해 즉각 조치를 하고 본인들은 국민 앞에 사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도 “충청도 현장에서 마치 폭로자가 잘못한 것처럼 지역 사회에 호도하는 문제가 있다”며 “미투는 사회적 대변혁의 물결로 국회가 제도적 시스템 장치로 폭로자를 보호하고 이 사건이 종결될 때까지 뒷받침해주는 게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한국당 간사로 활동하고 있는 윤종필 의원은 “오늘 열리는 여가위 전체회의에서 미투 운동 현황과 대책에 대해 정부를 상대로 질답을 진행할 것”이라며 “성희롱과 성폭력 문제가 만연한데, 이를 뿌리 뽑는 대책을 심도있게 질의하고 답을 얻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안희정 전 지사는 이날 오전 10시경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검에 출석해 조사실로 향하기 전 “다시 한번 모든 분들께 죄송하다”며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고소인들께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고 하신다.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검찰 조사를 성실히 받겠다. 그에 따른 사법 처리도 달게 받겠다”며 “저를 사랑하고 격려해주신 많은 분들께, 그리고 제 아내와 가족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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