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미국발(發) 철강관세를 면제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한국이 다른 통상 분야에서 미국에 추가 시장 개방을 약속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19일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철강관세 면제와 관련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인 시각을 밝혔지만 정부의 공식 입장은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는 것이다.
통상 전문가들은 자동차를 철강관세와 연계해 협상이 가능한 품목으로 꼽고 있다. 최근 진행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3차 개정 협상에서 한미 양국이 철강과 자동차 부문에서 서로의 요구 사항을 주고받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한미 간 가장 중요한 통상 과제로 줄곧 자동차와 철강을 지목했다. 백악관은 지난해 7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한국에서는 미국 자동차 판매에 여전히 장벽이 존재하고, 중국산 철강이 한국을 통해 미국으로 대량 유입되는 문제를 (문재인 대통령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동차와 철강을 한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핵심 의제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정부도 철강에 국한해 협상해서는 철강관세 면제라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본다. 박태호 서울대 명예교수(전 통상교섭본부장)는 “협상을 끝낸 한미 FTA 3차 협상팀이 아직 미국에 남아 있다는 것은 더 정리할 것이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 경우 한미 양국이 철강관세 해결을 한미 FTA 개정과 연계할 가능성이 크고 자동차 부문의 양보로 양국 이익의 균형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한미 정부 간에 철강관세 부과 면제 논의가 진전됐어도 최종 결과를 발표하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미국 상무부는 19일(현지 시간)부터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부과 면제 신청을 받는다. 여기에 유럽연합(EU), 일본 등 미국에 철강관세 부과 면제를 요청한 다른 국가들과 미국 사이의 협상도 한미 협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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