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지방선거 앞두고 내분
홍준표 “당권 차지하려는 음험한 계책… 지방선거 끝나면 당권경쟁 하게 될것”
非洪측 “잠재적 경쟁자엔 공천 안줘”, 중진들 22일 회동… 대응 논의
자유한국당이 서울시장 후보조차 구하지 못하는 인물난에 비홍(비홍준표) 세력들이 ‘홍준표 출마론’을 들고 나섰다. 홍 대표는 ‘조기 전당대회’ 카드로 맞서면서 당내 분란으로 번지고 있다.
정우택 등 일부 비홍 중진 의원은 21일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장 후보조차 내기 어려운 상황에 대해 인재영입위원장을 겸직하고 있는 홍 대표가 책임을 져야 한다. 홍 대표가 직접 출마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22일 오전 회의를 열고 홍 대표 출마 등 지방선거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다. 이 자리엔 심재철 이주영(이상 5선) 나경원 유기준 정우택 의원(이상 4선) 등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중진 의원은 “홍 대표는 잠재적으로 자기 (대권)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사람은 절대로 들이지 않는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나 김태호 전 의원도 절대 공천을 안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17개 광역 후보 중 10개 지역 공천을 사실상 완료하고 속도감 있게 공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장 후보 문제를 전국적으로 후보 기근 현상에 시달리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악의적 비난”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도 즉각 반박했다. 홍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그들의 목적은 나를 출마시켜 당이 공백이 되면 당권을 차지할 수 있다는 음험한 계책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한 줌도 안 되는 그들이 당을 이 지경까지 만들고도 반성하지 않고 틈만 있으면 연탄가스처럼 비집고 올라와 당을 흔드는 것을 이제는 용납하지 않겠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방선거가 끝나면 어차피 다시 한 번 당권 경쟁을 하게 될 것이다. 그때를 대비해 당원들과 국민들의 마음을 사는 헌신하는 정치를 하라”고 경고했다. “지방선거가 끝나고 다음 총선 때는 당원과 국민의 이름으로 그들도 당을 위해 헌신하도록 강북 험지로 차출하도록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지방선거 승패와 관계없이 당 지도부를 새로 뽑는 조기 전당대회를 치를 것이며, 스스로 당 대표 선거에 재출마한 뒤 2020년 국회의원 총선거의 공천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당 지도부 일각에선 “현재 최고위원이 3명이나 공석인 상황에서 당 지도부의 온전한 구성을 위한 조기 전대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최고위원 선거만 다시 할 경우엔 당 대표와 최고위원의 임기가 엇갈리는 문제가 있을 뿐 아니라, 당 대표가 사퇴해 버리면 전체 선거를 다시 치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2020년 공천권 문제가 거론되자 ‘연탄가스’라고 지목된 중진 의원들뿐만 아니라 당 안팎에서 “홍 대표의 진의가 뭐냐”고 묻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였다.
지방선거 공천 잡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 후보 공천에서 탈락한 인사들이 당을 비난하고 나선 것에 대해 장 대변인은 “정치는 하고 싶은데 한 뼘의 존재감이 없어 신세한탄만 하던 인사들이 이것도 기회라고 당을 물어뜯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부산시장 후보 공천에 반발해 탈당한 이종혁 전 의원은 “당신 잣대로 나를 보지 말고 자중하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한국당 윤리위원회는 서울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한 당의 결정을 “정치적 사기”라고 비판한 김정기 서울시장 예비후보를 징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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