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현지 시간)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해 5박 7일간의 베트남, 아랍에미리트(UAE) 순방을 시작했다. 동남아와 중동의 거점 국가인 베트남과 UAE 방문을 통해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신(新)경제지도’를 구체화한다는 목표다.
이날 베트남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첫 일정으로 ‘베트남의 히딩크’라고 불리는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을 만났다. 박 감독은 1월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십에서 23세 이하(U-23) 국가대표팀을 준우승에 올려놓으면서 베트남의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다. 박 감독은 “큰 영광이다. 개인적으로 베트남에서 대통령 방문에 부응하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베트남 과학기술연구원(VKIST) 착공식에 참석해 양국 과학기술 분야 협력을 강조한 문 대통령은 이날 마지막 일정으로 동포간담회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과정도 조심스럽고 결과도 낙관하기 어렵지만, 저는 대한민국의 저력을 믿는다”며 “대한민국은 지금 중대한 전환을 앞두고 있다. 거대한 물줄기를 바꾸는 역사적 순간”이라고 말했다. 동포간담회에는 평창 패럴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신의현 선수와 부인 김희선 씨가 참석했다. 본명이 ‘마이킴히엔’인 부인 김 씨는 베트남 출신이다.
24일까지 베트남에 머무르는 문 대통령은 쩐다이꽝 베트남 국가주석 등 고위 인사들과 만나 양국 간 투자·인프라 확대 등 경제 이슈를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이번 베트남 방문은 청년 일자리 박람회,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 등 경제 협력 강화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아세안(ASEAN) 주요 10개국 가운데 우리나라와 교육, 투자, 인적 교류가 가장 활발한 베트남은 문 대통령이 강조하고 있는 ‘신남방정책’의 핵심 국가다. 여기에 최근 대화 국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북한이 ‘정상국가’를 추진하며 베트남식 개발 모델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한-베트남 정상회담의 논의 결과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어지는 UAE 순방에서는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왕세제와의 단독·확대 정상회담, 우리 기업이 현지에 건설 중인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1호기 건설 완료 기념행사 참석 등이 예정되어 있다.
특히 청와대는 바라카 원전 건설 완료 행사를 우리 원전의 해외 수출 확대의 계기로 삼을 계획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무함마드 왕세제와 함께 완공식에 참석해 우리가 UAE와 함께 원전을 완공했음을 대내외에 보여줌으로써 사우디아라비아와 영국 원전 진출을 위한 큰 이벤트로 삼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UAE에 파병된 아크 부대도 찾아 장병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의 UAE 방문에는 지난해 11월 특사로 UAE를 찾았던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도 동행한다. 한 외교 소식통은 “임 실장의 UAE 방문과 1월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의 방한 등을 통해 양국의 신뢰가 형성된 만큼 이번 문 대통령의 순방에서 방산 수출 등의 성과가 도출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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