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朴 전 대통령 히잡은 여성 억압, 김정숙 여사 히잡은 국익?”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3월 26일 08시 32분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아랍에미리트(UAE) 순방 중 히잡(머리를 가리는 스카프)을 쓴 것과 관련해 이준석 바른미래당 서울 노원병 당협위원장이 문 대통령 지지자들을 비난했다.

25일 페이스북에 “예전에 박근혜 대통령이 중동 방문할 때 히잡을 썼다고 여성 억압의 상징을 착용했다느니, 여성인권에 관심이 없다느니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던 사람들이 조용한 걸 보니 히잡도 착한 히잡과 나쁜 히잡이 있는가 보다”라고 글을 올렸다. 그는 “물론 나는 누가 써도 문제 안 된다고 보는 입장이다”라고 부연했다.

김 여사는 지난 24일 UAE의 대표적 이슬람 건축물인 그랜드 모스크를 둘러보며 중동 여성의 복장인 '아바야' 스타일의 복장과 히잡을 착용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역시 2016년 5월 이란 방문시 머리와 어깨를 감싸는 ‘루싸리’ 히잡을 착용했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이 히잡을 두른 것을 두고 큰 논란이 일었는데, 외국인에겐 히잡 착용을 강요하지 않는 상황에서 여성 대통령이 여성을 억압하는 도구를 흔쾌히 착용해 굴욕 외교를 했다는 지적이었다.

이번에 김 여사의 히잡 착용에 대해서도 일부에서 지적이 나오자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모스크가 종교시설이기 때문”이라며 “김 여사뿐 아니라 모든 여성 수행원들도 동일하게 히잡을 착용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김 여사가 종교시설이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히잡을 쓴 것일 뿐 패션외교 차원이 전혀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이준석 당협위원장은 26일 다시 페이스북에 “오늘 또 대통령을 아주 사랑하시는 분들이 대통령을 잘못 지지하고 있는데, 무리수 좀 그만 두자”며 “김정숙 여사께서 히잡을 쓰신 것이 ‘누구든 히잡을 써야하는 장소이기 떄문이다’라고 주장중인데,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의 히잡은 여성을 억압하는 나쁜 히잡이고, 김정숙 여사의 히잡은 필요할 때 국익을 위해 쓴 착한 히잡이라는 주장인데, 이 사진 뒤에 있는 분은 왜 안썼는지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환영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김 여사 뒤에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수행원이 서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이어 “결국 김정숙 여사는 상대국의 문화를 존중하기 때문에 꼭 쓰지 않아도 되는 공간에서도 착용하신 것이고, 나는 이미 밝힌대로 이걸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 아주 잘하신거다. 다만 지난 대통령이 착용하면 "패션외교"고 지금 대통령의 영부인이 착용하면 문화존중이라는 이중잣대가 황당한거지. 과거에, 그리고 지금까지도 보수측 지도자라면 무조건 물고 헐뜯었던 작태만 반성하면 되는 거야”라고 덧붙였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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