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北 피로 맺어진 친선 유일무이… 김정일 처음으로 中 방문했을 때 내 부친, 모진 더위 무릅쓰고 동행”
“조선에는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깊은 곳에서 나오는 샘물은 마르지 않는다는 속담이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6일 베이징을 찾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나 갑자기 ‘용비어천가’(세종 27년에 지은 것으로 선조들의 창국 성업을 노래한 장편 서사시) 구절까지 인용하고 나섰다. 중국 외교가에선 종종 사자성어로 전하고자 하는 뜻을 함축적, 상징적으로 밝히지만 우리 옛말을 인용하는 것은 드물다. 그만큼 시 주석이 김정은의 방문을 세심히 준비했다는 것이다.
28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26일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진행된 연설에서 “전통적인 중조 친선은 피로써 맺어진 친선으로서 세상에 유일무이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뿌리 깊고 잎이 우거진 나무와 영원히 마르지 않는 샘줄기처럼 우리 두 당과 두 나라 인민에게 행복을 마련해 주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시 주석은 중국과 북한 최고위급들의 과거 일화를 거론하며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그는 “노세대 지도자들께선 비바람이 몰아치는 기나긴 세월에 친형제와 같은 정을 나누시고 서로 진심으로 대하셨으며 두터운 동지애와 우정, 형제적 정을 맺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김일성 주석께선 생전에 40여 차례 중국을 방문해 마오쩌둥(毛澤東) 동지와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 동지 등 중국 노세대 영도자들과 두터운 친선의 정을 맺으셨다”고 강조했다.
압권은 시 주석이 부친인 시중쉰(習仲勳·전 전국인민대표대회 상임위 부위원장)이 과거 김 씨 일가와 맺은 인연까지 소개한 부분. 시 주석은 “내 기억으론 1983년 6월 김정일 총비서가 중국을 처음으로 방문했을 때 나의 아버지(시중쉰)가 역에서 맞이하고 모진 더위를 무릅쓰고 고궁 참관에 동행했다”고 했다. 이어 “김정일 총비서 동지께선 매우 큰 감동을 받으시고 그 후 여러 차례 말씀하셨다”며 “내(시 주석)가 2008년 조선을 방문했을 때 그이(김정일)께서 특별히 그에 대해 회고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이 부친과 자신이 갖고 있는 김정일과의 인연까지 열거하며 처음 만난 김정은과의 스킨십을 쌓는 데 노력했다는 것이다.
이런 시 주석의 마음은 극진한 환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김정은이 실제 베이징에 머무른 시간이 이틀 남짓에 불과함에도 시 주석은 두 차례에 걸쳐 식사를 함께했다. 시 주석은 26일 부부 동반으로 김정은 내외에게 환영 만찬을 대접하고 함께 예술공연까지 관람했다. 다음 날 국빈관인 댜오위타이(釣魚臺) 양위안자이(養源齋)에선 역시 부부 동반으로 오찬도 함께했다. 청나라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건륭제 때 지어진 양위안자이는 2014년 중국을 국빈 방문한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시 주석과 오찬을 함께한 장소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은 12월 13일부터 2박 3일 베이징 체류 기간 동안 시 주석과 국빈 만찬으로 단 한 차례 식사했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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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9 05:31:15
어떻게 세종대왕이 지은 용비어천가 까지 중국에서 알고 뿌리깊다고 했을 가? 우리 정부에서도 과연 중국의역사를 알고있을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