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노동신문 “혈연의 정, 차 넘치였다” 대대적 보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29일 03시 00분


2개면 늘려 사진 65장 게재
中 환대 초점… 비핵화 문구 없어
댜오위타이를 ‘낚시터’로 쓰기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보도한 북한 노동신문 28일자 지면. 노동신문 캡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보도한 북한 노동신문 28일자 지면. 노동신문 캡처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8일자를 평소보다 2개 면 늘린 8면으로 발행하며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방중과 북-중 정상회담을 상세하게 보도했다. 김정은이 처음으로 해외 정상을 만난 자리인 만큼 ‘조중(朝中) 친선을 새로운 높은 단계로 추동한 력사적인 사변’이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한 것이다.

노동신문은 8개 면 중 1∼7면을 관련 기사에 할애했다. 25일 단둥에 도착한 순간부터 27일 중국을 떠나는 순간까지 김정은의 일거수일투족을 담은 사진은 총 65장에 이른다. 1, 2면에는 김정은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손을 세게 잡고 악수하는 사진을 크게 실었다.

대부분의 기사는 중국의 환대에 초점을 맞췄다. 방중 일정을 전반적으로 정리한 6면에서는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동지와 (부인) 리설주 녀사께서 타신 자동차 행렬은 21대 모터찌클(오토바이)의 호위를 받으며 낚시터(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으로 향하였다”고 보도했다. 댜오위타이 국빈관은 각국 정상이 머무는 영빈관이다.

27일 오찬을 다룬 기사에서는 “시종 화기롭고 혈연의 정이 차 넘치였다”고 강조했다. 7면엔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이 연회에서 한 연설의 전문을 게재했다. 노동신문은 비핵화 등 회담 내용과 관련해선 “습근평(시진핑) 총서기 동지와 조중 친선관계 발전과 절박한 조선반도 정세 관리 문제들을 비롯해 중요한 사안들에 대한 깊이 있는 의견을 나누었다”고만 전했다.

노동신문이 분량을 늘려가면서까지 이번 방중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은 김정은의 리더십과 외교적 업적을 국제사회에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동행한 부인 리설주에 대해서도 수차례 언급하며 시 주석 부인 팽려원(펑리위안) 여사의 카운터파트로 강조했다. 조선중앙통신도 9개 기사에 걸쳐 중국 방문 소식을 보도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노동신문#북한#중국#비핵화#북중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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