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단역배우 자매 자살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진상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최민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수사당국의 태도에 분노했다.
최 전 의원은 2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 단역배우 자매 자살 사건은 사실상 2차 피해 때문에 (자매가) 자살했다고 보인다. 그런데 경찰청장이 나서서 사회적으로 이 사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니까 먼저 수사하겠다고 발표한다. 그런데 재조사를 지시했지만 제대로 수사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라고 밝혔다.
이어 "공소시효가 다 지났기 때문. 그래서 장자연 씨 사건하고 단역배우 자매 자살 사건의 경우 법적으로 자꾸 접근해서 해 봐야 소용없다 이런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저는 3차 가해라고 생각한다"라며 "국회가 나설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단역배우 자매 자살 사건'은 2004년 대학원생이던 A 씨가 드라마 단역배우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배우들을 관리하던 관계자 12명에게서 지속해서 성폭력을 당했다며 경찰에 고소하며 시작됐다. A 씨는 조사 과정에서 경찰에 2차 피해를 입었고, 가해자들에게 협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결국 이런 상황을 견디지 못해 2009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A 씨에게 단역 배우 아르바이트를 소개한 그의 동생도 자살했다. 아버지 역시 한 달 후 뇌출혈로 사망했다.
이후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폭로가 이어지면서 '단역배우 자매 자살 사건'은 조명 받기 시작했고, 청와대 청원까지 등장해 한 달 안에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최 전 의원은 "이 사건은 미투의 전형이다. 첫째, 권력 관계가 있고 두 번째는 직업적 가치의 훼손이 전제되어 있다. 그리고 끔찍한 성폭력이 있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2년 제가 국회에 있을 때 이 사건을 해결하려고 뛰어다녔는데 당시에 정말 어머니한테 죄송한 게 있었다. 어머니가 너무 힘든 상태였고 우리는 도와주려고 애썼는데 정서가 되게 아픈 상태였다. 그래서 더 적극적으로 못 도와드린 게 계속 가슴에 남아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 이 사건이 꼭 해결되길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청은 29일 본청 성폭력대책과와 감찰, 수사과 소속 경찰관과 청내 변호사 등 20여명 규모의 진상조사 전담팀을 28일에 구성했다고 밝혔다.
전담팀은 당시 경찰 수사기록과 사건 관련 자료를 수집해 기초 사실관계에 대한 확인을 마치는 대로 위법성 여부에 따라 수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경찰은 당시 사건을 담당한 경찰관 3명 중 현직에 남아 있는 2명, 그리고 두 자매의 어머니를 조사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위법성이 드러나면 수사를 검토하겠지만 오래전 발생한 사건이라 공소시효가 만료됐고 당시 피해자 측이 고소를 취소했기 때문에 재조사를 하더라도 처벌 가능성은 단언할 수 없다"며 "진상조사를 통해 수사 과정의 문제점이나 개선점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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