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2일 인권침해나 검찰권 남용 의혹 등이 제기된 ‘탤런트 장자연 씨 살인 사건’ 등 5건을 2차 사전조사 대상으로 선정한 가운데, 만우절이었던 지난 1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게재한 글이 재조명 되고 있다.
추 대표는 1일 만우절을 맞아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15대 국회 초선의원 추미애다. 제가 정치로 입문을 하게 된 과정을 말해볼까 싶다”라고 밝히며 판사 시절 일화부터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를 밝히는 등 이날 하루에만 10여개의 글을 게재했다.
그 중 추 대표는 배우 채시라에 대한 글을 남겨 눈길을 끌었다.
추대표는 “김대중 대통령님께서 저를 보고 채시라 씨를 닮으셨다고 하셨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TV에서 채시라 씨를 볼 때마다 친근하고 정겹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잊을 수 없는 분”이라며 채시라를 언급했다.
추 대표는 과거 채시라가 찍었던 유명 광고를 소개하며 “잊을 수 없는 광고다. 지금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다. 말 한마디 하지 않았는데 분위기가. 자주 채시라 씨를 닮았다는 소리를 듣는다. 장난인 줄 알면서도 너무 민망하다. 자연스럽게 받아치기 힘들다. 연습을 좀 해야하나 싶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어 “재능있고 젊은 여배우들이, 수도 없이 많이 나오고 있는 요즘. 사람들은 그녀들의 아름다움에 환호한다. 하고싶은 것을 다 할 수 있는 나이에, 자신감을 가지고 연예인이 된다는 게, 제가 생각하기엔 정말 대단한 일이다. 발 벗고 따라가도 전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며 “꼭, 성공하길 바란다. 범상한 사람이 아니라도 노력하면 언젠간 꿈을, 죄다 이룰 수 있을 거다. 자, 이제 시작이다. 처음 시작할 때 마음가짐으로 계속 노력한다면, 벌써 꿈을 이룬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등 자신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정치인들을 다룬 다른 글과 달리 배우 채시라에 대한 뜬금없는 글에 많은 이들이 의아함을 드러냈다.
그러나 추 대표가 채시라에 대해 남긴 글에서 단락의 첫 글자들만 이어보면 “잊지말자 장자연”, “재수사하자 제발”, “꼭 성범죄자 처벌”이라는 또 다른 글이 된다.
추 대표의 숨겨진 뜻을 눈치 챈 누리꾼들은 “소름이 돋는다”, “이걸 어떻게 생각해냈을까” 등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후 3일 추 대표의 블로그에는 “9년 만에 장자연 사건의 재수사가 확정됐다. 만우절 특집에도 故 장자연 씨를 언급할 만큼 미투운동이 벌어지기 전 부터 장자연 사건에 관심을 가졌던 추 대표님에겐 매우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며 “재수사가 확정된 지금. 수사의 결과가 나올 때 까지 혹은 수사가 끝나고 나서도 권력에 살해당한 자살이 아닌 사회가 타살한 장자연이라는 이름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는 글이 추가로 게재됐다.
추 대표는 과거사위의 1차 사전조사 대사 선정이 있기 전인 지난 1월에도 “검찰은 지난날 부실 수사에 대한 반성과 함께 철저한 진상 규명을 위해 재수사에 즉각 착수해야 할 것”이라며 故 장자연 사건의 재수사를 촉구한 바 있다.
한편 故 장자연 사건은 2009년 신인 배우였던 장자연이 유력인사들에게 성 상납을 강요받아 오다 이를 폭로하는 내용의 유서와 성 상납 대상자인 유력인사 리스트를 남기고 목숨을 끊은 사건이다.
경찰은 리스트 속 인사들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지만, 당시 장자연의 전 소속사 대표와 매니저만 기소되고 나머지는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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