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두번째 영장심사 출석, ‘증거인멸 관여?’ 질문에…“드릴 말씀 없다”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4월 4일 14시 52분


안희정 두 번째 영장심사

사진=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4일 성폭행 관련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기위해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사진=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4일 성폭행 관련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기위해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성폭력 의혹을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두 번째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안 전 지사는 4일 오후 2시 서울서부지법 박승혜 영장전담판사 심리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오후 1시 50분께 마포구 서부지법 청사에 도착했다.

남색 정장에 흰색 셔츠, 노타이 차림의 안 전 지사는 ‘증거인멸에 관여한 바 있는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달리 드릴 말씀이 없다. 법정에서 다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취재진의 질문이 계속되자 “죄송합니다”라고 밝힌 뒤 법원 청사로 들어갔다.

안 전 지사의 구속 여부는 박승혜 영장전담판사 심리를 거쳐 이날 밤늦게 또는 다음날 새벽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결과가 나올 때까지 법원이 지정한 남부구치소에서 대기하게 된다.

안 전 지사는 자신의 수행비서이던 김지은 씨(33)를 지난해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4차례 성폭행하고 수차례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자신이 설립을 주도한 싱크탱크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더연) 직원 A 씨를 2015~2017년 4차례 성추행하고 3차례 성폭행한 의혹도 받고 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오정희 부장검사)는 지난달 23일 안 전 지사의 구속영장을 처음 청구했다. 안 전 지사는 애초 26일로 잡혔던 심문예정기일에 불출석 사유서를 법원에 제출하고 출석하지 않았다.

당시 심리를 맡은 곽형섭 영장전담판사는 서류 심사로만 심문을 진행하는 대신 기일을 28일로 재지정 했고, 안 전 지사가 출석해 열린 이날 심사에서 증거인멸 우려와 도망 염려가 없다고 보고 안 전 지사의 영장을 기각했다.

이후 검찰은 김 씨는 물론 두 번째 고소인인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직원 A 씨를 추가로 조사하는 등 보강수사를 거친 뒤 “2차 피해가 발생하는 등 사안이 중대하고 증거인멸 정황이 인정된다”며 지난 2일 안 전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두 번째 영장 청구에 A 씨의 고소 부분이 포함되리라는 관측이 있었으나 이번에도 빠졌고 김 씨에 대한 혐의 부분만 들어갔다. 검찰은 증거인멸 정황이 있고 사안이 중대해 영장을 재청구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전성협)는 김 씨가 수행비서 때 쓰고 후임에게 물려줬던 업무용 휴대전화 기록이 압수수색 전 삭제됐으며, 안 전 지사 측근들이 김씨와 주변인을 회유·압박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검찰은 이 내용을 포함해 영장을 재청구하고 김 씨와 참고인 진술, 수사 기간 심리분석 및 휴대전화 포렌식 자료, 범행 무렵 김 씨의 진료기록 등을 보강해 법원에 증거로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지사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늦게 혹은 다음날 새벽 결정될 전망이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