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제안으로 첫 단독회담… “초당적 협력을” “북핵 일괄 폐기”
홍준표, 김기식-개헌안 철회 등 요구
80분간 靑회동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3일 청와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제1야당 대표와 단독 회담을 가진 것은 처음이다. 홍 대표 양복 상의에 태극기 배지가 눈에 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남북 정상회담, 5월 혹은 6월 초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13일 청와대에서 단독 회담을 열었다.
문 대통령은 회담에서 홍 대표에게 “남북대화가 시작된 만큼 야당의 건전한 조언과 대화는 바람직하지만, 정상회담을 부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초당적 협력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홍 대표는 “정상회담을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단계적 북핵 폐기 방안’과 같이 과거 북한의 거짓말에 속은 회담을 반복하지 말고 북핵을 일괄 폐기하도록 하는 회담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홍 대표가 “6개월에서 1년 사이의 리비아식 핵 폐기가 돼야 한다”고 구체적인 요구를 내거는 등 ‘일괄 폐기’ 논리를 펼친 것에 대해 문 대통령은 구체적인 답변은 하지 않고 “잘 알겠다”고만 답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반부터 1시간 20분 동안 홍 대표와 대화를 하면서 45분가량을 다양한 논리를 들어가며 “남북대화를 부정적으로 볼 게 아니며 반대하지 말아 달라”고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홍 대표가 지적하는 예전의 회담과는 다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라며 이번 회담의 차별성을 강조했고, “정상회담이 야당의 지지율에 불리한 것만은 아니며 오히려 이득이 될 수도 있다”는 정무적 차원의 설득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홍 대표는 “우리가 회담에 반대하는 건 전혀 아니다. 대통령께서 위험한 도박을 하고 계시는데, 국가 운명을 좌우할 기회인 만큼 과거 잘못이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고 맞섰다.
홍 대표는 또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임명 철회 △대통령 개헌안의 철회 △야당에 대한 정치 보복성 수사 중단 △경제 파탄의 책임자인 홍장표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의 해임 등 정치 현안에 대한 요구도 했다.
이날 회담은 12일 오후 3시경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홍 대표의 비서실장인 강효상 의원에게 연락한 지 23시간 만에 갑자기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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