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드루킹 게이트, 경찰은 은폐청” vs 박영선 “한국당, 수렁에 빠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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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4월 20일 11시 03분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 사진=동아일보DB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 사진=동아일보DB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20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른바 ‘드루킹(김동원 씨의 온라인 닉네임) 사건’으로 불리는 댓글 여론 조작 사건을 놓고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나 의원은 먼저 이번 민주당원의 댓글 여론 조작 사건을 ‘드루킹 게이트’라고 규정하며 “사실상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근간을 흔들었다.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형성을 조작하고 왜곡했다. 결국 민주주의의 근본을 파괴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을 겨냥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 있다”며 “하루가 다르게 거짓말이 드러나고 있다. 반드시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박 의원은 “한마디로 착한 김경수 의원이 악마에게 당한 사건”이라며 드루킹 사건 연루 의혹을 받는 김 의원을 감쌌다.

박 의원은 드루킹을 ‘악마’라고 지칭하며 “개인의 야욕을 가지고 접근한 사건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의 댓글 사건하고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는 국정원, 기무사, 경찰이 동원이 되지 않았나? 국민의 세금을 받는 공무원들이 권력기관이 동원이 돼서 저지른 국기문란 사건이고, 그래서 국가공무원법 제65조 정치운동의 금지를 위반한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두 사람은 문 대통령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가 드루킹이 주도한 조직 ‘경인선(經人先·경제도 사람이 먼저다)’을 찾은 모습이 담긴 영상을 두고도 설전을 벌였다.

나 의원은 “수행하는 경호원이 ‘내려가셔야 됩니다’ 하는데도 경인선을 다섯 번이나 외치면서 ‘경인선 간다’까지 말씀하셨다. 누가 ‘경인선에 가서 인사 하시죠. 저기도 지지자가 있으니까 인사하시죠’ 여기에 응한 것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또 적극적으로 가겠다는 말씀을 하셨다”며 김 여사가 경인선의 존재를 알았을 거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선거에 나가는데 ‘여기에 가서 인사하세요’ 그러면 ‘그래. 거기 가서 인사하자’ 충분히 그런 얘기할 수 있는 것”이라며 한국당을 겨냥해 “부처님 눈에는 부처님만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고 꼬집었다. 또 논란이 된 영상은 김 여사가 경인선을 언급하는 특정 부분만 나오기 때문에 전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에 나 의원은 “(김 여사가) 나와서 정확하게 말씀하시면 된다”고 받아쳤다.

박 의원은 이어 한국당의 ‘거짓 변호인 접견’ 문제를 꺼내들었다.

박 의원은 “(한국당이 구속 수감된)드루킹을 찾아갔는데, 사칭을 해서 찾아갔다. 변호인 접견을 해 줄 것처럼. 결국 자유한국당이 사칭당이 되는 것”이라며 “드루킹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나쁜 마음을 먹고 찾아간 거다. 그래놓고는 원하는 대로 안 되니까 지금도 드루킹이 민주당하고 연결이 돼 있다고 변명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나 의원은 “드루킹이 이 사건의 피해자라고, 이 사건으로 인해서 이 정권의 피해자인 것처럼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우리가 변호할 수 있느냐 하고서 가본 것”이라고 답했다.

나 의원은 이어 “지금 경찰은 은폐조직, 은폐청”이라며 드루킹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과 검찰에 깊은 불신을 드러내면서 특검 도입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이에 박 의원은 “한국당이 낸 특검요구서를 보면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 및 김경수 의원 등 연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라고 돼 있다. 범죄가 특정되어 있지 않다. 범죄가 특정되지도 않았는데 특검 자체를 꺼낸다는 것 자체가 지방선거에 이용하기 위한, 악용하기 위한 정략적인 접근”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판사 출신인 나 의원을 향해 “특검을 여는 데 범죄 사실이 명시되지 않은데 특검 요구서를 쓸 수 있나? 의혹 가지고 특검을 한 적이 있나?”라고 반문했다.

나 의원은 이에 “지엽적인 얘기 하지 말라. 왜 범죄 사실이 없나? 업무방해죄로 이미 기소가 됐고, 정치자금법 위반이라든지 여러 가지 우리가 죄명을 확정할 것이 많다”고 답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죄명을 어떻게 확정하나? 수사가 진행이 안 됐는데. 한국당은 마음대로 죄명을 막 확정하나? 한국당이 국정원과 검찰을 소유하고 있나? 경찰 소유하고 있나?”라고 공격했다.

이에 나 의원은 “오늘 박 의원님이 경선 마지막 날이라 열심히 우기신다”며 “경찰과 검찰의 수사가 이미 왜곡되고 있다는 것, 이미 은폐하고 있다는 것이 다 밝혀지고 있다”면서 특검 도입을 거듭 강조했다.

박 의원은 “(특검에)응하지 않는다는 얘기는 한 적이 없다. 응하는데 순서라는 게 있다”며 나 의원의 ‘조직적 증거 은폐’ 주장에 대해 “한국당이 집권 시절에 아마 그런 식으로 은폐를 했던 모양인데, 그렇기 때문에 그런 상상이 가능한 것 아닌가?”라고 응수했다.

이어 한국당이 드루킹 사건을 지방선거를 위해 악용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하다가 한 번쯤은 수렁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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