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수습 기자 가벼운 실수 빌미 TV조선 압수수색…‘드루킹’ 의혹 물타기”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4월 26일 10시 44분


정태옥 대변인. 사진=정태옥 대변인 페이스북
정태옥 대변인. 사진=정태옥 대변인 페이스북
경찰이 25일 댓글 여론조작 사건과 관련 TV조선 사옥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무산된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수습기자의 가벼운 실수를 빌미로 방송사 전체를 압수수색하는 일이 자유대한민국의 수도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정태옥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26일 논평을 내고 “최순실 태블릿PC 건을 보듯이 일부 언론에 남아있는 잘못된 관행에 불과한 이 사소한 사건을 어떻게든 방송사와 엮어서 드루킹 사건 핵심 의혹을 물타기 하려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전날 경기 파주경찰서는 댓글 여론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드루킹’ 김동원 씨(49·구속기소)가 운영한 경기 파주시 느릅나무 출판사에서 태블릿PC와 휴대전화, 휴대용저장장치(USB메모리)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는 TV조선 기자(불구속 입건)와 관련 TV조선 사옥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TV조선 기자 수십 명에게 막혀 들어가지 못했다.

이와 관련 정 대변인은 “드루킹 사건의 본질은 지난 대선 당시 여론조작과 이들을 비호하는 민주당 세력이 연계된 ‘권력형 게이트’로, 수사기관은 김경수 의원을 포함한 민주당의 연루의혹에 대해 진실을 밝히는 것이 우선”이라며 “그런데도 경찰은 드루킹 사건의 핵심인 민주당과의 커넥션 수사는 미적대면서도, 현 정권의 눈엣가시 같은 방송사 수습기자의 실수는 속전속결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수사를 빌미로 한 명백한 언론탄압”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압수수색의 의도도 무섭다. 이번 기회에 자신들의 맘에 들지 않는 방송사를 탄압하려는 속셈을 분명히 하고 있다. 아마도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사소한 혐의를 잡고, 세무조사는 물론 방송재허가 문제까지 물고 늘어질 것”이라며 “이 정부가 앞으로 무슨 일을 벌일지 그저 한없이 두려울 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TV조선 압수수색과 관련 경찰 관계자는 “TV조선 기자가 훔친 태블릿PC와 USB메모리 등을 나중에 출판사에 도로 갖다놨지만 그 안의 정보가 복사돼 회사 어딘가에 저장돼 있을 가능성 때문에 사옥 압수수색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TV조선 기자협회는 성명을 내고 “기자의 취재 윤리 측면에서 잘못한 부분이 있었던 점은 사실이나 이에 TV조선은 즉각 사과방송을 했고 수사에도 충실히 협조해 왔다”면서 “USB와 태블릿PC의 복사 여부를 조사하는 게 목적이라면 해당 기기를 검사하면 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