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처음으로 만나는 T2(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와 T3(군사정전위 소회의실) 사잇길은 1953년 판문점에서 정전협정이 체결된 뒤 이어진 남북 대립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다.
1989년 평양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참가하기 위해 방북했던 임수경 전 의원은 그해 8월 15일 문규현 신부와 함께 T2와 T3 사잇길을 이용해 남측으로 내려왔다. 이에 앞서 1978년 우리 해군에 나포된 북한 선박 승무원 8명이 이 길을 이용해 북한으로 송환됐고, 그 뒤로도 남쪽으로 표류해 온 북한 어민 등이 송환될 때 이 길을 주로 사용했다.
판문점에는 우리 측 지역과 북측 지역을 동시에 포함하는 하늘색 건물 세 곳이 있는데 각각 T1(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실), T2, T3로 불린다. T는 영어 ‘임시(temporary)’에서 비롯됐다. 앞서 남북 고위급·실무 회담 참석자들은 이 길이 아닌 T1과 T2 사이의 길을 이용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정상회담의 시작을 알리는 두 정상 간의 만남을 위해 T2와 T3 길을 남겨둔 셈이 됐다”고 말했다.
남한 땅을 처음 밟는 김정은에 대한 경호도 관심사다. 대통령경호처에 따르면 회담이 열리는 공동경비구역(JSA) 남측 전체가 특별경호구역으로 지정돼 남북 합동경호가 이뤄진다. 경호책임기관을 대통령경호처가 맡는 데 대해 북측은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의 밀착 경호는 북측 최정예 경호부대인 974부대나 호위사령부(963부대)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정전협정에 따라 JSA 안에서는 중화기를 휴대할 수 없기에 남북 정상의 근접 경호인력은 권총만 휴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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